말끔해진 향일암 “소망 빌러 오세요”
▲ 향일암에서 바라본 해오름. |
2009년 12월 20일, 무시무시한 화마가 향일암을 덮쳤다는 소식이 들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그 불로 대웅전과 종무실, 종각 등이 잿더미로 변했다. 작은 절집의 화재소식이 놀라웠던 것은 그것이 다름 아닌 향일암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의 말사인 향일암은 신라시대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암자다. 정확한 창건자와 연대는 알려진 바 없는데, 의상대사와 원효대사를 비롯해 고려시대의 윤필거사 등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원통암이다. 지금의 향일암은 금오산 동쪽 벼랑에 앉아 있는데, 본래는 남쪽 기슭에 자리했다. 1715년 인묵대사가 현 위치로 암자를 옮기고 ‘해를 바라본다’는 의미로 향일암(向日庵)이라 이름을 바꾸었다.
예부터 향일암은 소문난 관음기도처다. ‘바라면 이루어지리니’ 향일암에서 소원을 빌고 해맞이를 하면 그것이 성취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히 신년초가 되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향일암은 그 사람들의 소망을 받아주지 못했다. 그간 향일암에서는 화재로 쓰러진 건물을 세우고, 종각을 지었다. 그 청아한 소리를 내던 풍경도 내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1년 12월 복원을 완료했다.
다시 찾은 향일암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예전처럼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덮어둔 아픔은 새로 선 건물의 너무도 선명한 단청에서 처연히 배어나왔다. 세월을 보태 더 자연스러워지고 고와지는 단청을 입으려면 지금부터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속사정이야 알 바 아니라는 듯 향일암의 복구 소식을 듣고 밤길을 달려온 사람들은 관음전과 대웅전에 들러 부처에게 인사를 건네고 절마당에 모인다. 사람들에게 다만 중요한 점은 향일암이 다시 열렸다는 것과 이곳에서 해오름을 보며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고 소망을 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자비로운 부처는 이 서운한 중생을 그래도 이해할 것이다. 사람들은 멀리 바다의 끝을 응시했다. 수평선 위로 붉은 띠가 점점 넓어지더니 커다란 태양이 불쑥 올라온다. 매일같이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또한 특별한 향일암의 태양이다.
5월 12일~8월 12일 열리는 세계박람회 준비로 여수는 여념이 없다. 여수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인류생존과 직결되는 바람직한 바다의 미래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겨우 두 번의 도전 만에 박람회 개최권을 따낸 여수의 비결 중 하나는 그 주제와 직결되는 바다의 아름다움에 있다. 한려해상을 품은 여수의 바다는 실사단의 혼을 쏙 빼놓았다.
▲ 여수 앞바다에서 아침 조업을 하는 고깃배들. |
‘바닷속의 호수’로 알려진 가막만 해안길 중에서도 소호동 요트경기장에서 수문마을에 이르는 18㎞ 구간이 최고의 포인트다. 가막만과 다도해의 정경, 일출과 일몰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장수해안과 수문마을의 돌담길이 무척 낭만적이다.
가막만은 바다를 둥그렇게 안고 있기 때문에 보는 장소에 따라서 다른 바다의 색깔을 감상할 수 있다. 남해 바다의 상징처럼 굳어진 코발트블루뿐만 아니라 옥빛 그리고 아주 짙으면서도 강렬한 샤르트르블루의 바다까지, 날씨만 좋다면 바다가 품을 수 있는 모든 빛깔을 다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여수의 상징인 오동도에는 동백숲 산책로가 있다. |
진남관도 오동도와 함께 둘러보면 좋을 곳이다. 오동도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군자동 언덕에 진남관이 앉아 있다. 1599년(선조32) 정유재란으로 불타버린 진해루 터에 전라좌수사 이시언이 건립한 건물이다. 1716년(숙종 42)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18년(숙종 44) 중창했다. 이 건물은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으나 사실 국보 제304호로 지정된 것이다. 정면 15칸, 측면 5칸의 건물로 우리나라 단층 목조건물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넓디넓은 단청마루에 앉아 햇볕바라기를 하기에 좋다.
▲ 우리나라 단층 목조건물 중 가장 규모가 큰 진남관. |
▲ 화려한 빛의 예술품 돌산대교. |
해안을 더 달리고 싶다면 무술목에서 나와 도실삼거리에서 우측길을 택해야 한다. 그 길은 잠시 해어지는 것뿐 약 10여㎞를 그렇게 따로 달린 후 다시 만나서 향일암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가막만길은 해를 바라보는 암자, 향일암에서 끝을 맺는다.
김동옥 여행작가 tour@ilyo.co.kr
여행안내
▲길잡이: 대전-통영간고속국도→진주JC→남해고속국도→순천IC→17번국도→여수 호남고속국도→순천IC→17번국도→여수
▲먹거리: 여수하면 생각나는 먹거리는 서대회와 하모(참장어). 여수항여객선터미널 앞쪽에 서대회전문식당들이 있다. 그 중 ‘구백식당(0612-662-0900)’은 전라남도 별미집으로 선정된 곳. 주인아주머니의 인심도 좋아 양도 푸짐하다. 하모는 잠수기수협 주변과 그 앞 바다에 있는 작은 섬 경도가 맛나게 내놓기로 유명하다. 특히 경도는 섬 전체가 하모집이라고도 해도 과언은 아닌 곳이다. 배를 타고 2~3분쯤 가면 경도에 도착. 오른쪽에 ‘경도회관(061-666-0044)’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잠자리: 돌산읍 금봉리에 있는 ‘쌍둥이네흙집(061-644-9797)’이 있다. 나무와 황토흙으로만 지은 집이다. 조용히 편안한 휴식을 하고 갈 수 있는 곳이다. 떠들썩한 손님은 받지 않는다. 또한 빈방이 있어도 당일 예약은 받지 않는다.
▲문의: 여수시청(http://www.yeosu.go.kr) 관광진흥과 061-690-2036
▲길잡이: 대전-통영간고속국도→진주JC→남해고속국도→순천IC→17번국도→여수 호남고속국도→순천IC→17번국도→여수
▲먹거리: 여수하면 생각나는 먹거리는 서대회와 하모(참장어). 여수항여객선터미널 앞쪽에 서대회전문식당들이 있다. 그 중 ‘구백식당(0612-662-0900)’은 전라남도 별미집으로 선정된 곳. 주인아주머니의 인심도 좋아 양도 푸짐하다. 하모는 잠수기수협 주변과 그 앞 바다에 있는 작은 섬 경도가 맛나게 내놓기로 유명하다. 특히 경도는 섬 전체가 하모집이라고도 해도 과언은 아닌 곳이다. 배를 타고 2~3분쯤 가면 경도에 도착. 오른쪽에 ‘경도회관(061-666-0044)’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잠자리: 돌산읍 금봉리에 있는 ‘쌍둥이네흙집(061-644-9797)’이 있다. 나무와 황토흙으로만 지은 집이다. 조용히 편안한 휴식을 하고 갈 수 있는 곳이다. 떠들썩한 손님은 받지 않는다. 또한 빈방이 있어도 당일 예약은 받지 않는다.
▲문의: 여수시청(http://www.yeosu.go.kr) 관광진흥과 061-690-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