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8일 홈런’ 호세 실제론 5세 더 많다는 소문…‘39세 1개월 8일 홈런’ 프랑코 3세 더 많은 것으로 밝혀져
사실 호세는 이 기록의 진위 여부를 놓고 한 차례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가 처음으로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했던 2006년에 그랬다. 5년 만에 롯데로 복귀한 호세는 당시 KBO에 1965년 5월 2일생으로 등록돼 현역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해 4월 13일 부산 SK전에서 40세 11개월 11일의 나이로 3점 홈런을 터트려 이전까지 백인천이 보유하고 있던 최고령 기록(40세 9개월 16일)을 갈아치웠다.
논란은 과연 호세가 최고령 홈런 타자가 맞느냐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앞서 롯데에서 뛰었던 또 다른 외국인 타자 훌리오 프랑코가 알고 보니 KBO 리그에 등록됐던 나이보다 세 살이나 더 많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KBO에 자신의 나이를 1961년 8월 23일생으로 기재했던 프랑코는 공식 나이가 39세 1개월 8일이던 2000년 10월 1일 잠실 LG전에서 홈런을 쳤다. 백인천의 종전 기록에는 못 미쳐 최고령 홈런 기록을 바꾸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그런데 MLB에 복귀하면서 현지에 제출한 프로필을 통해 그가 실제로는 1958년생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들통난 것이다. 원래 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프랑코의 홈런은 사실 42세 1개월 8일째에 나온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선 프랑코의 기록을 수정해야 할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호세가 백인천을 제치고 새로운 최고령 홈런 타자로 탄생하자 프랑코의 기록과 관련한 논란이 다시 한 번 불거졌다. 호세의 기록 역시 프랑코가 홈런을 친 실제 나이에는 미치지 못해서다.
사실 당시만 해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나이가 불명확한 선수가 적지 않았다. 태어난 지 수년이 지난 뒤에야 부모가 출생신고를 한 사례가 많았던 탓이다. 또 일부 선수들은 계약 때 이런 특성을 악용해 고의로 나이를 속이기도 했다. MLB에선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는 대부분 공개된 나이보다 5~6세는 더 많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을 정도다. 실제로 2002년 LG에서 뛰었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투수 라벨로 만자니오는 38세 6개월 14일의 나이로 당시 최고령 완투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운 뒤 "사실 실제 내 나이는 나도 잘 모른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호세 역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고, 끊임없이 "호세의 진짜 나이는 다섯 살 더 많다"는 소문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프랑코의 수정 후 나이와 무관하게 호세의 '42세 8일' 기록에도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는 이유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