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집터 바라보며 ‘와신상담’
▲ 최 전 회장의 현재 주소지인 장충동 J빌라(위). 맞은편에 위치한 최 전 회장의 옛 집은 현재 아파트 공사중이다.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지난 75년부터 20년 가까이 살아온 집을 잃은 최 전 회장은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그의 현 주소지는 장충동 자택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J빌라 X01호다. J빌라는 고층에서 장충동 자택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갖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나돌았던 최 전 회장 ‘재기설’과 관련해 장충동 자택에 대한 소문도 꾸준히 따라다녔다. ‘최 전 회장이 장충동 자택을 되찾고 싶어한다’는 것이 소문의 골자. 그러나 최 전 회장의 손때가 묻은 장충동 자택은 이미 사라진 상태다. 이곳에선 지난 8월부터 대형아파트 건축공사가 진행중이다.
최 전 회장의 현 주소지인 J빌라 X01호의 등기부상 소유주는 최 전 회장의 부인인 장은영씨 어머니인 이아무개씨다. 이씨는 지난해 4월 이 빌라를 사들였다. 등기부상 이씨의 주소지도 이곳으로 돼 있으며 전세권자 설정도 돼 있지 않다. 등기부상으로만 보면 최 전 회장은 장은영씨와 함께 장모인 이씨를 모시고 사는 셈이다. 이 빌라는 현재 15억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한다.
그러나 최 전 회장의 거주지가 장충동 소재 빌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인사들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딸들 집에도 자주 드나들며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전 회장이 첫 부인 이아무개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맏딸 선희씨는 서울 방배동 소재 H빌라에 살고 있다. 약 70평 규모로 시가 14억~15억원을 호가하는 집이다. 선희씨 남편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차남이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형인 이창희씨 아들 이재찬 전 새한건설 사장이다. 이재찬씨는 지난 2000년 경영악화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이며 방배동 집도 이들 부부 소유가 아니다.
최 전 회장 딸과 사위가 사는 방배동 집은 지난 2002년 9월 장충동 최 전 회장 자택이 경매에 넘어가고 나서 최 전 회장 부부가 옮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최 전 회장 부인 장은영씨는 70년생이며 선희씨는 64년생으로 선희씨가 계모보다 여섯 살 위다. 최 전 회장 부부의 현 주소지는 장충동 빌라지만 지금까지도 방배동 선희씨 집에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져 나이 어린 계모와 나이 많은 딸과의 관계가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최 전 회장이 두 번째 부인인 배우 출신 김혜정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둘째 딸 유정씨는 서울 서초동 M빌라에 살고 있다. 80평형으로 시가 21억원을 호가한다. 유정씨 남편 강아무개씨는 전직 유력 정치인의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정씨는 75년생으로 장은영씨보다 다섯 살 아래다.
최 전 회장의 네 아들 중 막내아들은 최 전 회장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부인 김혜정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장남은 현재 김씨와 방배동 C빌라에 함께 거주하고 있다. 세 번째 부인인 가수 출신 배인순씨와 사이에서 얻은 세 아들 중 두명은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유학중이며 막내아들만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