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요리부터 골프취미까지…‘노인대국’서 ‘노인천국’으로
▲ 일본의 한 요양시설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노인들. |
<주간포스트>에 따르면 기존에는 상주 간호사나 의사나 수발 도우미 등 의료수발체계가 완비되었는지, 경영이 안정된 곳인지를 중시했다. 그런데 이런 풍조가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좋은 식사나 다양한 취미생활이 가능한지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특히 노인들의 관심사는 식사다. 매 끼니 영양이 풍부하고 다채로운 식단을 짜서 식사를 주는지, 구미가 당기는 간식을 항상 제공하는지 등의 여부가 요즘 일본 노인들이 입주할 요양시설을 고를 때 가장 큰 척도다.
이 때문에 일식은 물론 양식, 중식 전속 요리사까지 두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이 부쩍 늘었다. 심지어 일주일에 한 번씩 전통 인도 요리로 식단을 짜는 곳도 있다. 전속 요리사를 두루 다 갖춘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5년 입주비용은 3000만 엔(약 4억 4000만 원) 정도로 일반 노인요양시설의 서너 배나 비싸지만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다.
전속 요리사를 따로 둘 형편이 되지 않는 노인요양시설에서는 계절마다 특별식을 준비하는 등 식사 이벤트를 벌인다. 또 매월 한두 차례는 일본 전국 각 지방 토속음식으로 밥상을 차리기도 한다. 오후 간식으로 간단히 컵라면과 과자를 주던 곳들은 케이크와 생과일주스, 칵테일 등을 내놓고 있다.
그런가하면 비교적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인이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인요양시설도 늘었다. 전용 목욕탕을 마련하거나 가벼운 아쿠아로빅 등을 즐길 수 있게 풀장을 설치하는 곳도 있다. 목욕탕이나 풀장이 없는 경우 작은 족욕탕을 만들거나 전문 마사지사가 매월 두서너 번씩 요양시설을 방문해 발 마사지를 해준다.
골프연습장이나 노래방, 당구대, 바둑시설 등을 설치해놓은 노인요양시설도 있다. 또 간단한 원예나 텃밭 농사가 가능하게끔 전용 농지를 꾸며 놓은 노인요양시설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삶의 질을 중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