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7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51회는 '딱 한 번만 더, 유괴범의 모래성' 편으로 꾸며진다.
1990년 6월 25일 아끼는 노란 우산을 쓰고 유치원에 간 여섯 살 민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하원 시간에 민지가 나오지 않는다.
누군가 민지의 엄마를 사칭해 집에 급한 일이 생겼으니 아이를 일찍 보내달라고 전화를 했고 유치원 교사는 민지를 하원시켜 버린 것. 민지를 데려간 사람은 누구였을까.
다음 날 걸려온 전화 한통. "아이를 돌려받고 싶으면 5000만 원을 입금하시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는 조흥은행 계좌번호를 불러준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기 전이라 계좌번호 하나로 범인을 추적하는 건 불가능했다. 방법은 단 하나 범인이 돈을 찾으러 은행에 왔을 때 검거하는 것. 그렇게 서울 시내 조흥은행 전 지점에 형사들이 배치된다.
형사들에게 내려진 지시는 '유괴범을 맞닥뜨려도 잡지 말고 미행하라'였다. 을지로 지점에 배치된 김임용 형사도 놈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마감 시간 직전 은행직원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다급히 외친다.
위치는 근처 백화점의 현금인출기. 죽을힘을 다해 달려간 김 형사의 눈에 백화점을 나와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한 젊은 여자가 보인다. 본능적인 감각에 끌려 그녀를 미행하기 시작한다.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검거된 여자는 당시 스물세 살의 홍 아무개 씨. 김 형사의 짐작대로 그녀는 유괴범이 맞았다. 그런데 뒤이어 밝혀진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홍 씨가 명문 여대 출신의 방송국 기자라는 것. 결국에 드러난 유괴범의 진짜 정체는 충격 그 이상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가족조차 짐작하지 못했던 그녀의 이중생활에 범행과정까지 듣고도 믿기 힘든 그녀의 진실이 드디어 밝혀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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