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자극’ 멕시코 친척 벌벌
▲ 공화당 대선 후보 미트 롬니. 작은 사진은 멕시코에 사는 친척 댈러스 롬니(18)와 메레디스 롬니(70). |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64)의 가족들 가운데에는 요즘 두려움에 떨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멕시코에 거주하고 있는 친척들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현재 멕시코 국경지대인 콜로니아 후아레즈의 모르몬교 군락지에서 농사를 짓거나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롬니의 친척들은 모두 36명. 이들이 롬니의 지지율이 상승할수록 불안해하고 있는 이유는 마약에 대한 롬니의 강경한 반대 입장 때문이다. 특히 밀수입된 멕시코산 마약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롬니는 선거 연설 때마다 “미국의 청년들에게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롬니의 친척들이 거주하고 있는 콜로니아 후아레즈가 바로 무자비하기로 소문난 ‘마약왕’ 호아킨 구즈맨 로에라의 구역이라는 데 있다. ‘땅딸보’라는 뜻의 ‘엘차포’로 불리는 로에라는 냉혹하고 거친 성격으로 유명하며, 현재 미국에 필로폰, 마리화나, 헤로인 등을 수출하는 ‘시냘로아 카르텔’의 두목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목에 걸려 있는 현상금은 자그마치 10억 달러(약 1조 1118억 원).
멕시코의 한 경찰 관계자는 “롬니의 마약과 관련된 발언들은 분명 ‘엘차포’를 자극하는 것들”이라며 “아마도 ‘엘차포’가 롬니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이에 첫 번째 보복 대상이 그의 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롬니의 친척들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은 자명한 일.
이 가운데서도 가장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은 메레디스 롬니(70)다. 이미 2년 전 한 마약 조직에 의해 납치를 당했던 적이 있는 그는 3일 동안 손발이 묶인 채 동굴에 감금됐으며, 가족들이 몸값을 지불한 후에야 가까스로 풀려날 수 있었다.
멕시코에 거주하고 있는 또 다른 사촌인 댈러스 롬니(18) 역시 “롬니가 주목을 받으면서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샌디에이고대학 교수이자 <현대 멕시코 정치>의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A. 셔크는 “롬니의 친척들은 마약 조직의 표적이 될 확률이 크다. 따라서 선거 기간 동안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거나 방탄차를 타고 다닐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롬니 측 역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멕시코발 폭력 혹은 살인 사건으로 행여 대선 캠페인이 영향을 받진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