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냐 돼지고기냐
조항만 따졌을 때 한-미 FTA 중 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해 이명박 정부 때 수정된 부분은 자동차와 돼지고기 단 두 분야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관세는 한-미 FTA 발효 후 4년간 일부 인하해 유지한 뒤 5년차부터 철폐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또 9년간 균등철폐키로 했던 전기차의 관세는 4년간 균등철폐로 수정, 전기차에서 앞서 있는 미국이 실속을 챙겼다. 안전 및 연비 기준에서도 미국의 요구가 상당부분 수용됐다. 미국 측이 요구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역시 도입됐다. 한국 측은 자동차 분야를 미국에 양보한 대신 기존에 2014년 1월 1일 관세를 철폐키로 했던 돼지고기 품목(냉동 기타) 관세 철폐시기를 2016년 1월 1일로, 2년 연장했다.
한-미 FTA를 놓고 여야는 현재 한치 양보 없이 맞서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주장 안에 커다란 약점을 안고 있다.
민주당은 폐기의 이유로 삼는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도)가 실제 노무현 정부 때와 전혀 바뀐 것이 없다는 점이, 새누리당은 재협상 결과 미국 측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간 것이 사실이라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김서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