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기관 실태 파악조차 못 해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은 안일한 대처로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천시 설봉로 55길 주변 하천 약 350M 구간에서 희뿌연 색깔을 띤 혼탁수가 2시간 넘게 중리천으로 흘러들었다.
해당 구간은 주택 밀집 지역으로 환경오염을 염려한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했고 관련 부서는 현장확인을 통해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담당자는“현재 외부 출장 중이므로 5시경 현장에 도착해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 분석해서 위반사항이 드러나면 과태료 처분과 오염물질 제거 조치 명령 등을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계 기관에서는 오염수 회수와 주변 정화는 물론 오염상태 등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수질검사조차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신을 키웠다.
이에 대해 담당자는 “출장이 늦어져 6시경 현장에 도착해보니 어둡고 탁류 현상이 사라져 시료를 채취하지 못했고 인근 공사현장을 방문했으나 퇴근 시간이라 문이 닫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천수 오염 출처에 대해서는“사진 확인결과 하천수가 하얀색을 띠고 있는 것을 보면 인근 공사현장에서 암석 발파 작업 중 발생한 돌가루가 함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현장을 방문해 저감시설 등을 보강하도록 조치했고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결과 해당 공사장 관계자는“우리 현장에서는 최근 폐수를 무단 방류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결국, 환경오염은 물론 주민건강을 위협한 중리천 오염사고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남은 셈이다.
주민들은 이천시가 단속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한 원인 규명과 함께 환경오염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인근에 거주하는 서 모씨는“주민 생활 환경을 보호해야 할 행정당국이 민원이 제기됐는데도 단속을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질책하고 “무능한 것인지, 아니면 업체를 봐주기 위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장대응에 미흡했던 점을 시인하고 “앞으로 꾸준한 지도단속과 함께 철저한 점검을 통해 더 이상의 환경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