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최종변론…검찰, 김선교 의원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 6월 구형
수원고법 형사2-1부(재판장 왕정옥, 김관용, 이상호 고법 부장판사)는 총선 당시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후원회회계책임자에 대한 최종변론을 29일 오후 3시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김선교 의원의 공직선거법위반·정치자금법위반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4,771만 원을, 회계책임자 경 씨 역시 김 의원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을 1심과 동일하게 구형했다. 또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7일 오후 3시에 이루어진다. 또한 상고심이 이루어진다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대법원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앞서 1심 법원은 총선 당시 회계책임자 경 모씨에게 지급된 급여 명목 현금 200만 원과 선거홍보 동영상 촬영비용 현금 200만 원, 선거사무원 36명 법정외수당 현금 1,508만 원, SNS홍보비 현금 700만 원 지급에 대하여 회계보고를 누락했다며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김선교 의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 또는 회계책임자가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김 의원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 특히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여주양평선거구 선거비용 제한액은 2억1,900만원으로 김 의원은 선거비용 1억 8,147만원을 보전청구했으며, 이 중 1억 6,672만원을 보전받았다. 따라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 의원 측에서는 회계책임자의 2심 형량을 300만 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후원회회계책임자 이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연랑 변호사는 이날 최후변론에서 이 씨는 회계책임자와 수석보좌관, 홍보단장 등의 지시로 비공식후원금을 지출했을 뿐이라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재판은 김 의원 측 요청에 따라 김 의원에 대해서는 구두변론이나 피고인신문을 진행하지 않고 최후변론만 진행됐으며, 반면 회계책임자 경 씨에 대해서는 PT를 이용한 구두변론과 피고인신문에 이어 최후변론까지, 또 후원회회계책임자는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
김선교 의원은 앞서 진행된 3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두했으나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증언거부권 행사에 대해 김 의원 변호인은 "후원회회계책임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1심 증인들을 모두 위증죄로 고발했다"면서 "김 의원이 증언하게 되면 후원회회계책임자는 김 의원을 위증죄로 고발함으로써 김 의원을 계속적으로 괴롭히고자 하는 부당한 의도가 있어 변호인으로서는 증언거부권의 행사를 적극 권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 김 의원 측 “선거사무원 수당 7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
검찰 측 “법령 개폐되더라도 행위 당시 범죄는 면소 안돼”
김 의원 측은 앞서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2022. 4. 20.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선거사무원 수당 등이 7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됐기 때문에 더 이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면소사례 참고자료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검찰 역시 의견서를 통해 ‘면소판결은 형이 폐지되었을 때 선고하는 것으로. 행위 당시의 법령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심 법원은 선거사무원 35명에게 추가로 3-4만원 씩 1,508만 원을 지급한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한편 검찰은 선거운동 일정표, 김선교·후원회회계책임자 카톡 대화내용, 김선교 휴대폰 전화번호부 이메일 캡처 사진, 네이버 밴드 캡처 화면, 회계책임자 경 씨 웹하드 공유 수락 이메일 캡처, 후원회회계책임자·홍보단장 카톡 대화 내용 등과 CD 1부를 추가증거로 제출했다.
# 회계책임자, 구두변론·피고인신문·최후변론
비공식 후원금 사전에 알지 못해, 관련 증거들 모두 부인
회계책임자 변호인 “급여 명목 현금 200만 원 회계보고 대상 아냐”
검찰 “회계처리 마감 기한 후 변동된 지출 역시 회계보고 대상”
회계책임자 변호인은 급여 명목으로 회계책임자 경 씨에게 지급된 현금 200만 원은 여주 사무실 유지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비상금 조로 받은 것으로 회계보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보동영상 촬영비용 200만 원과 선거사무원 36명에게 법정수당 외 지급한 1,508만 원, SNS 홍보비용 900만 원 지출에 대하여 경 씨는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변론을 이어 갔다.
그러면서 경 씨에 대한 공소사실이 일부 유죄로 인정다고 가정하더라도 직접 지출은 자신의 급여 200만 원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300만 원 미만의 형을 선고하여 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또한 김 의원이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점과 선출직에 대한 당선 무효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점, 본인이 행하지 않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회계처리 마감기한 이후에 지출된 회계책임자 급여 역시 회계보고에 누락한 것으로 유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또 경 씨가 단지 회계보고 누락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돈을 요구했으며, 자신의 급여를 달라고 먼저 요청하는 등 미신고후원금이 적법하지 않는 돈임을 알면서도 반성 없이 재판 내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피고인 신문에서 경 씨가 후원금 모금 및 집행에 대하여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어가자 재판부는 “후원금은 어디에 쓰려고 모금하나. 선거에 쓰려고 받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후원회회계책임자는 후원금 모금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회계책임자에게 보고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며,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보고를 받을 의무가 없다’는 경 씨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후원회회계책임자 측 이연랑 변호사 역시 “여주경찰서 수사결과 회계책임자 경 씨에 대해 1심법원 증언이 위증 혐의가 있다며 기소의견으로 여주지청에 송치한 사실된 있느냐”고 물으며 경 씨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따졌다.
# 후원회회계책임자 최종변론
"미신고후원금 모금 및 지출, 캠프 지시에 따른 것"
“후원회회계책임자는 21대 총선에서 단지 결정된 사항을 지시받아 실행하는 말단 실무자 위치에 있었으며, 그 어떤 의사결정권도 없었다”
후원회회계책임자 이 모씨의 변호인 이연랑 변호사는 “선대본부 조직도를 볼 때 이 씨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위치나 권한은 전혀 없었음이 증명된다”면서 “특히 선거 당시 후보자였던 김 의원 지시를 받고 후원회 결성 등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김 의원이 후원금 모금 마감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원심판결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비공식후원금 명단을 김 의원 부인에게 전달한 사실과 김 의원과 당시 상황실장 이 모씨가 비공식후원금 명단을 삭제할 것을 지시한 사실 등을 보더라고 김 의원의 지시하에 이루어진 일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사실은 수사기관의 휴대폰 포렌식 및 통신기록 및 위치추적 그리고 웹하드 일정표 증거 및 문자내역 대화 녹취록 등 다수의 증거들에 의해 명백하게 증명됐다”면서 “이후 김 의원은 이 씨에게 전화로는 후원금 보고를 더 이상 지시하지 않고 김 의원 및 수행비서들을 통해 지면 출력으로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또 “이 씨는 유튜브 SNS홍보비용과 운영위원회 활동비 지급, 선거운동원들 수당 초과 지급, 유세단장 등에게 지출된 회식비, 김선교 처 100만원과 차남 100만원 전달 등을 결정할 권한은 전혀 없었다”면서 “선거조직 내 분위기에서 후보자의 직접 지시를 받는 인물들의 지급지시를 이 씨가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김 의원 수석보좌관 후원금 잔액 인수에 대하여 “인수증의 내용을 보더라도 선거캠프에서 사용하고 남은 공금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으며, 수령인의 지위가 당선인 수석보좌관으로 기재된 것은 김 의원을 대신해서 받았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 증인들인 당시 운영위원장과 양평사무소회계책임자 이 씨·박 모·이 모 현 도의원, 지 모·윤 모 현 군의원·수석보좌관 이 씨·회계책임자 경 씨·홍보단장·선대본부장 등의 진술 증언은 거짓이라며 이들이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잘못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연랑 변호사는 “이러한 후원회회계책임자 이 씨의 진술 증언은 다수의 물적증거 그리고 제 3자의 진술 증언에 의해 사실임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면서 “다른 피고인들의 조직적인 거짓 진술 증언 그리고 김선교 의원의 지배 및 이해관계에 있는 증인들의 거짓 진술 증언들을 재판부에서 현명하게 판단하여 진실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 김선교 의원·회계책임자 무죄취지 최후진술
김 의원 100만 원, 회계 300만원 이상 확정시 당선 무효
내년 3월 6일 이후 당선무효 확정시 재보궐선거 없어
김 의원은 A4지 5장 분량의 최후진술에서 자신은 미신고후원금 모금 및 지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이 모든 것이 후원회회계책임자 개인적 차원의 일탈행위라고 주장했다. 회계책임자 경 씨 역시 무죄 취지의 미리 써온 최후진술문을 읽어 내려가던 중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후원회회계책임자 이 씨는 “주도적이 아닌 수동적이긴 하였지만 불법행위에 눈을 감았고,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면서 법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처한 위치에서 어쩔 수 없이 캠프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내년 4월 5일 재보궐 선거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당선무효형이 선거 한달 전인 3월 6일까지 확정돼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법원 상고를 전제한다면 당선무효가 되더라도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이 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2024년 4월 10일 실시되는 22대 총선일에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1년 가까이 지역구 국회의원 공백사태가 빚어지면서 의정 공백으로 인해 지역 사회와 유권자들에게 큰 짐을 안겨주게 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신속한 재판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역 여론이 비등한 이유다.
공직선거법의 선거사범 재판기간 강행규정을 보면 기소 뒤 6개월 이내에 1심 선고, 2·3심은 이전 선고일로부터 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기소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대법원 선고까지 내려야 한다는 것인데, 김선교 의원은 2020년 10월 8일 기소됐다. 1심 선고는 그로부터 13개월 뒤인 2021년 11월 15일 이뤄졌으며, 항소심 역시 2021년 11월 25일 접수된지 14개월이 지나 선고가 내려지면서 1, 2심만 2년이 넘게 지연됐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