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 vs 형지 식지 않는 ‘올리비아’ 쟁탈전

‘늬들 노이즈마케팅 하니?’

▲ 올리비아로렌과 올리비아하슬러 남영점. 우태윤 기자 [e-mail]

패션그룹형지(올리비아하슬러)와 세정(올리비아로렌)이 ‘올리비아 상표권’을 두고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일요신문> 1033호 보도). 지난 8일 특허청의 심결에도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

특허청의 결과가 나오자 형지가 먼저 선수를 쳤다. 형지 관계자는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올리비아하슬러’와 ‘올리비아로렌’은 외관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관념(인식)과 칭호(이름)도 서로 유사하지 않다는 심결을 받았다”며 “양 상표가 수요자들에게 오인 혼동 우려도 없다고 판단해 ‘올리비아하슬러’의 독립적인 상표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정은 “아직 소송이 끝나지 않았다”며 형지의 승소를 인정하지 않았다. 세정 관계자는 “며칠 전 발표된 내용은 상표권에 국한된 결과일 뿐이다”라며 “우리가 중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부정경쟁방지와 관련한 부분이라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형지는 “상표 등록을 먼저 한 곳은 우리지만 론칭은 ‘올리비아로렌’보다 늦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비아하슬러’의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하자 세정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소송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퍼플(보라)색 간판’도 ‘올리비아로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부정경쟁방지법에 관한 소송도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형지와 세정의 지루한 상표권 다툼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는 것 아니냐”며 ‘노이즈마케팅’을 의심할 정도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특허청의 심결 직후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대표가 직접 만나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을 막고자 합의를 통해 소송을 마무리 지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또다시 서로 다른 입장표명을 밝힌 만큼 양사의 자존심 싸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박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