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3일 방송되는 KBS '시사 직격' 146회는 '2022 대한민국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편으로 꾸며진다.
2022년 '시사직격'은 우리사회가 직면한 정치, 경제, 사회 문제를 파헤치고 그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조명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시사직격'이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찾아 방송 이후의 삶을 들어봤다.
또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58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의 현장을 다시 찾고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시사직격 카메라에는 자식을 애타게 찾으며 오열하는 한 부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사고가 있은 지 50여 일이 지난 뒤 그들은 자식 잃은 부모가 되어 제작진을 다시 만났다.
갑작스런 딸의 사고 소식을 듣고 서울로 올라간 부부는 하루가 지나서야 구급차 안에서 잠들어 있는 딸을 마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유학을 준비했던 꿈 많던 딸 가영이. 지금도 딸을 보내지 못한 부부는 하던 일을 모두 그만두고 믿기지 않은 시간 속에 살고 있다.
보라 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정신을 잃었다 깼다 반복하며 간신히 구조돼 살아 돌아왔다. 그러나 함께 갔던 친구 미현이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됐다. 작은 것까지 나누며 오랜 시간가족처럼 지낸 친구 미현이. 시간이 지나 몸에 난 상처들은 아물어 가는데 미현이가 없는 일상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미현이 아빠 고용석 씨는 골수암 판정을 받아 2019년 10월 29일 미현이로부터 골수를 이식 받았다. 오래 오래 자신 곁에 있어달라고 했던 딸 미현이는 골수 이식 수술로부터 정확히 3년이 되는 지난 10월29일 아버지의 곁을 떠났다. 보라 씨와 용석 씨는 각자가 기억하는 미현이를 추억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112녹취와 현장CCTV 등이 공개되며 이태원참사는 국가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인재의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특수본이 조직되고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수사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무자들에게 수사가 집중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책임져야할 위치에 있는 자들의 책임회피성 언행들이 매일같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어렵게 합의한 국정조사마저 조사기간의 반 이상을 여야갈등으로 허비했다.
그러는 사이 유족들은 스스로 모여 협의체를 구성하고 스스로 시민 분향소를 세웠다. 참사 전에도 후에도 그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2022년 대한민국은 투자 열풍이 불었다. 빚을 내서라도 주식과 코인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고금리, 고물가 시대로 들어서면서 그동안의 빚이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빚과 투자실패로 삶의 경계에 내몰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중 빚으로 주식에 투자한 뒤 막대한 손해를 본 청년을 다시 만났다. 그는 빚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워졌을까.
불황의 시대와 맞물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일명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며 서민들의 주거를 위협했다. 지난 10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임대인 무리의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행위를 포착해 방영했다.
방송 당시 수사기관은 일당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에 있었고 정부는 전세사기를 발본색원할 것이라며 피해 방지책과 지원책을 발표했다. 현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미추홀구를 다시 찾았다.
'3000 달러의 삶 해외입양 잔혹사'편이 방영된 지 한 달 여가 지난 12월 8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해외 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해외입양을 시작한 지 68년 만이다.
1984년 프랑스로 입양된 김유리 씨는 방송 후 해외입양자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지금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또한 한국에서 엄마와 상봉했던 루이스 씨는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정하고 보금자리를 준비 중에 있다. 그들의 변화된 삶의 현장에 시사직격이 함께 했다.
올 초 방영됐던 '어리지만 부모입니다'편에서는 미성년자로 부모가 돼 법과 제도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외면 받은 채 살아야만 했던 청소년부모의 삶을 조명했다. 방송에 출연했던 청소년부부는 돌을 앞둔 딸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주는 아빠, 옷을 만들어주는 엄마가 되어 제작진을 다시 만났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냉부해’도 되살린 ‘흑백요리사’…다시 시작된 셰프테이너 전성시대
온라인 기사 ( 2024.11.20 1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