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성매매’ 외국인들 유혹
▲ 서울 명동 일대에서 외국인 상대 성매매 알선 조직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heymannews.com |
사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해 온 호객꾼들이 기승을 부린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일례로 이번에 검거된 명동산악회 김 회장은 호객꾼 경력이 10년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주목 받는 이유는 과거와 달리 이들이 단체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활동해 왔다는 점 때문이다.
통상 호객꾼들은 개별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도 과거에는 홀로 호객행위를 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면서 명동 일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몇몇 호객꾼들이 조직을 구성한 뒤 일본인을 영입해 조직적으로 호객행위를 펼친 것이다. 자국민의 말솜씨에 일본인 관광객들은 보다 신뢰를 느꼈고, A 조직으로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김 회장과 몇몇 호객꾼들은 지난 2010년 8월 A 조직에 맞서 ‘명동산악회’를 조직했다.
명동산악회는 서울 명동 중앙로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주요 길목을 장악해 나갔다. 명동성당 맞은편 외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B 호텔 주변,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명동 쇼핑거리로 향하는 진입로, 지하철 명동역 뒤편 등 4~5군데 주요 길목이 이들의 영역이었다. 이들은 보통 4~5명씩 한 조를 구성해 활동하며 타 호객꾼의 접근을 불허했다. 조직 외 호객꾼이 조직원과 시비가 붙으면 우르르 몰려와 위력을 과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명동거리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C 씨는 “점퍼나 양복 차림으로 일대를 서성이는 남자들이 삐끼다. 밤이고 낮이고 상관없이 삐끼질을 했다. 지금은 단속 때문인지 잘 안 보인다. 골목 뒤쪽으로 더 들어간 걸로 안다”고 전했다.
명동산악회의 영업은 호객에서부터 성매매 후 투숙호텔 귀가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시스템’ 방식으로 이뤄졌다. 호객꾼들이 남성 관광객들에게 “안마시술소, 미아리에 가면 예쁜 아가씨들이 있다. 소푸란도(강남 안마시술소) OK?”라고 접근하면 즉석에서 성매매 가격 흥정이 이뤄졌다. 이에 관광객들이 응하면 준비된 택시나 승합차를 이용해 직접 성매매업소에 데려다 주고, 업소로부터 알선료를 받는 방식이다.
평균 관광객이 지불하는 화대(성매매 대가)는 21만~25만 원 선이었다. 이 중 15만 원(고정금액)을 업소가 가져가고 호객꾼들은 나머지 금액을 알선료로 챙겼다. 즉 관광객이 지불하는 금액이 커질수록 호객꾼들이 가져가는 몫도 커지는 방식이다. 이들은 조직원으로 구성됐지만 ‘영업’(호객행위)은 각자 능력껏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어나 일어를 잘하는 호객꾼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광객들을 섭외할 수 있었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차지했다.
경찰이 각 조직원의 개별 통장을 조사한 결과 일부 조직원의 계좌에서는 수억 원의 입출금 내역이 발견되기도 했다. 명동산악회는 지난 1월 조직이 해체되기까지 약 17개월 동안 개인당 평균 수입 500만 원, 총 25억 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동산악회는 성매매가 끝나면 관광객을 투숙호텔까지 데려다 주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 때문에 경찰 단속이 쉽지 않았다. 또한 명동산악회가 성매매업소와 긴밀하게 연계됐다는 점도 경찰 단속을 어렵게 만든 이유였다. 명동산악회가 고정적으로 거래해 온 성매매업소는 모두 7~8곳으로 강남 안마시술소 3~4곳, 미아리 텍사스촌 2곳, 이태원의 보도방 등이었다.
명동산악회는 이들로부터 찬조금 형식으로 별도의 돈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정기총회에 성매매 업주들이 나타나 식사값을 지불하는 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조직 단합 차원의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면서도 각 업주들로부터 600만 원씩의 경비를 충당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5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회장 김 씨를 비롯해 간부 및 조직원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함께 일본인 성 매수남 15명과 성매매업소 및 성매매여성 등 2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일부 조직원들은 고객관리를 하는가하면 계좌에서 여행사들과 거래한 내역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행사를 끼고 이뤄지는 성매매 관광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훈철 기자 boazhoon@ilyo.co.kr
‘한국 기생관광’ 알선 일본 사이트도 봇물
‘낮엔 가이드 밤엔 파트너’ 에스코트걸도 있다
명동산악회 검거 소식은 일본인들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다.
취재 결과 실제로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성매매 경험을 소개하거나 알선하는 사이트들이 적잖이 존재했다. 일본 최대 블로그 사이트에는 한국 성매매관광 경험담을 소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었고,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성매매를 알선하는 A 사이트에는 4월 5일 기준으로 30~40개의 예약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와 있었다. 한국 방문을 원하는 한 일본인 네티즌은 방문 날짜와 인원, 원하는 여성 스타일, 원하는 성매매 코스 등을 예약란에 적기도 했다. 또한 이 사이트에는 한국 성매매관광 시스템에 대한 소개와 90분에 2만 엔, 야밤에 5만 엔 등 요금, 시간, 방식 등이 상세히 기재돼 있었다. 예약은 주로 사이트 예약란이나 메일을 통해 이뤄졌고, 100% 사전예약 방식으로 운영됐다. 사이트에는 공항 도착 후 연락할 수 있는 브로커의 휴대폰 번호도 기재돼 있었다.
성매매 방식으로는 ‘에스코트 아가씨’라는 분류가 눈길을 끌었다. 에스코트 아가씨는 일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동행하며 같이 식사하고 여행을 함께 해 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성매매도 포함돼 있다. 사이트 관계자는 “한국 여성과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날 경우 의심(단속) 받을 수 있다”는 공지 글을 남겼다. 공공연한 비밀로 전해져 오던 ‘한국기생관광’의 부끄러운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훈]
‘낮엔 가이드 밤엔 파트너’ 에스코트걸도 있다
▲ 한국 성매매 관광 경험담을 올린 일본 성매매 알선 사이트. |
취재 결과 실제로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성매매 경험을 소개하거나 알선하는 사이트들이 적잖이 존재했다. 일본 최대 블로그 사이트에는 한국 성매매관광 경험담을 소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었고,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성매매를 알선하는 A 사이트에는 4월 5일 기준으로 30~40개의 예약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와 있었다. 한국 방문을 원하는 한 일본인 네티즌은 방문 날짜와 인원, 원하는 여성 스타일, 원하는 성매매 코스 등을 예약란에 적기도 했다. 또한 이 사이트에는 한국 성매매관광 시스템에 대한 소개와 90분에 2만 엔, 야밤에 5만 엔 등 요금, 시간, 방식 등이 상세히 기재돼 있었다. 예약은 주로 사이트 예약란이나 메일을 통해 이뤄졌고, 100% 사전예약 방식으로 운영됐다. 사이트에는 공항 도착 후 연락할 수 있는 브로커의 휴대폰 번호도 기재돼 있었다.
성매매 방식으로는 ‘에스코트 아가씨’라는 분류가 눈길을 끌었다. 에스코트 아가씨는 일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동행하며 같이 식사하고 여행을 함께 해 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성매매도 포함돼 있다. 사이트 관계자는 “한국 여성과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날 경우 의심(단속) 받을 수 있다”는 공지 글을 남겼다. 공공연한 비밀로 전해져 오던 ‘한국기생관광’의 부끄러운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