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억 원 예산 쏟아부어 준비한 지역 대표 축제…“야시장만도 못하다” 평가
#. 대게가 없습니다. 대게 축제로 입찰 가격이 너무 올라 지금은 붉은 홍게가 대부분 이예요…축제에 온 관광객들은 높은 대게 가격에 주머니를 열지 않아요."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의 대표축제인 '대게축제'가 "대게' 없는 '대게 축제"라는 불만의 소리가 관광객 등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각 지자체에서 수 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준비한 지역 대표 축제가 야시장만도 못하다는 평을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역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주민들은 이 같은 축제로 인해 지역 이미지를 잃지나 않을지 염려스럽다는 것이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27일 영덕군과 울진군에 따르면 '제26회 영덕대게축제'가 지난 24~26일 강구 삼사해상공원에서 진행됐으며, '2023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는 영덕군보다 하루 빠른 23~26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저마다 '대게축제'에 대해 사전 홍보에 열을 올렸으며, 특히 다양한 축제 부대행사로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겠다고 호언장담하며 축제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두지역 모두 축제 기간 내내 형성된 대게 가격과 턱없는 물량 부족으로, 축제를 준비하며 매출 증대를 기대한 상인들은 울상에 빠졌고, 저렴한 가격에 대게를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터무니없는 대게 가격에 눈살을 찌푸려야만 했다.
실제로, 대게를 찾는 관광객에게 대게가 아닌 홍게를 권하며 손님의 발길을 잡아보려는 상인들의 애타는 모습과 부족한 대게를 러시아산으로 대신하려는 모습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대게 가격은 축제 전보다 1.5~2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형성되며,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상인과 관광객 등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겨줘, 이번 행사를 준비한 각 지자체의 준비부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것.
문제는 또 있다. 대게를 먹을 수 있는 부스보다 지역특산물과 먹거리 판매 부스 등이 더 많은 행사장을 차지하고 있어, 이곳이 대게 축제의 장소인지 야시장이 열리는 장소인지 분간이 안간다는 볼멘 목소리도 들리 곤 했다.
울진 대게축제장을 찾은 A(42, 대구)씨는 "가족들과 먼 길을 달려 대게 축제장을 찾았는데 집에서 택배로 배송된 물건 보다 가격, 품질 면에서 만족스럽지가 못하다"며, "먼 길을 달려 온 보람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게를 판매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대게가 부족해서 가격도 비싸고, 그나마 비싼 가격으로 경매 받기도 쉽지 않았다"라며, "이미 예정된 행사에 대한 물량 확보를 지자체에서 미리 준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