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민족운동, 6·25전쟁 학도병, 2·28 민주화운동 주역 ‘눈길’
- 유진권 교장 "자랑스런 역사 추고하고 미래 100년 향해 끊임없이 나가자"
[일요신문] 항일민족운동, 6·25전쟁 학도병, 2·28 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인재를 배출한 '대구상원고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대구시교육청은 16일 대구상원고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식'과 '상원 100년 광장 개장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강은희 대구교육감, 이영애 대구시의회 부의장, 박대병 총동창회장 등 2000여명의 내빈과 동문이 함께했다.
주제는 '찬란했던 대상(大商) 100년, 영원히 비상(飛上)하는 상원(商苑)'이다.
이날 오전 9시 20분 '상원 100년 광장' 개장식에는 학교 곳곳에 흩어져 있던 태극단 조형물, 2·28 학생민주화운동 기념탑, 6·25 참전용사 동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강 교육감의 기념식수, 기념비 제막식, 기념비 글귀 낭독으로 민족을 위해 헌신한 선배들의 뜻을 기렸다.
기념 영상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등 역사적 물결 속에서도 굳건히 건학 이념을 이어온 대구상원고의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100년 역사의 주인공인 '대상인'들로 재학생과 역대 총동창회장단이 입장해 서로를 축하했다. 개교 100주년 기념 국토 종주에 나섰던 라이딩단은 전국 633km를 누비고 학교로 돌아왔다.
이들은 손에서 손으로 불을 전달했다. 박대병 총동창회장과 유진권 교장이 마지막으로 '100년의 불'을 점화하며 기념식의 백미를 장식했다.
김가영 학생회장은 "찬란한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지켜내고, 우리 후배들이 영원히 비상하는 상원, 새로운 100년을 창조하는 대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대병 42회 총동창회장은 "대구상원고는 긴 역사만큼이나 각계 각층을 대표하는 수많은 동문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후배들이 당당히 새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선배들이 뒤에서 든든히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진권 57회 교장은 "5만 대상 가족은 지난 100년 동안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걸어왔다. 이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추고해 새롭게 맞이할 미래 100년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강은희 교육감은 "대구상원고는 지난 100년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달서구의 거점학교이자 대구의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민족혼의 산실인 대구상원고가 앞으로도 굳건히 미래로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축사했다.
한편 대구상원고등학교는 1923년 4월 16일 대구공립중학교의 교실 2개를 빌린 가(假)교사에서 첫 출발했다. 독립운동가 장원수는 상원고 4회 출신으로 1927년 일우동맹을 조직해 항일 민족운동을 했다.
1931년 충무공 위토 보존을 위해 전교생이 모금 운동을 벌여 전액 기부했다. 1938년 한지성 장군은 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 대장으로 활약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학생들은 학도병으로 나서 최전방에서 싸웠다. 1960년 독재정권 아래 2·28 민주화운동의 첨병으로 참여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내려왔던 것.
학교는 대봉동(대구 남구 이천동 소재) 교사에서 1984년 9월 현재의 상인동(대구 달서구 소재) 교사로 옮겼고 올해까지 5만 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대구상원고와 총동창회는 '동문 손잡(job)기 멘토링' 등 다양한 행사와 장학 사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해 매년 약 1억 4000만 원의 장학 기금을 조성, 최근 박대병 총동창회장은 특수교육대상학생 등에 2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후배들의 미래를 든든히 뒷받침하며 아낌없이 응원하고 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