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A씨, 쇠사슬 설치 차량 진입 막아...수해복구 공사 방해?
그런데 최근 가평군에서는 공무원이 폭우 피해 주민의 복구공사를 방해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20년 가족이 소유한 토지에 쇠사슬을 설치하고 흙을 쌓아 차량과 중장비 진입을 방해했고, 이로 인해 주민은 파손된 건물과 무너진 계곡의 공사를 진행 할 수 없었다는 것.
제보자는 이러한 갈등 원인이 2016년 A 씨의 형과 한강수계관리기금(이하 한강수계금) 사용 문제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쇠사슬에 막혀버린 피해복구
지난 7월 초 본지는 가평군 호명리에서 펜션사업을 하고 있다는 윤 씨를 만났다. 윤 씨는 2020년 홍수로 인해 파손된 건물 수리와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사방사업에 필요한 중장비 진입을 가평군 공무원 A 씨가 막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8월에 가평군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산사태로 인해 일가족 3명이 숨지고 집이 부서지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정부에서는 가평군 일대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할 만큼 피해는 상당했다.
제보자 윤 씨도 이때 피해를 입었다. 집중 호우로 계곡이 무너져 내렸고 약 20여명의 방문객이 고립됐었다. 당시 고립된 손님들이 소방관들의 도움으로 극적인 탈출한 모습은 방송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윤 씨는 피해 복구에 바로 나설 수가 없었다. 그가 복구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집중 호우가 발생한 지 약 1년이 지난 2021년 11월이 되어서다.
윤 씨는 피해 복구 작업이 늦어진 것은 가평군 공무원 A 씨의 ‘갑질’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A 씨가 자신의 부인 명의로 된 토지에 차량과 중장비 진입을 막아 공사를 바로 시작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윤 씨가 증거로 제시한 사진에는 쇠사슬로 막고 흙을 쌓은 후 현장을 둘러보는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기자는 윤 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A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A 씨는 “당시 본인은 몸이 안 좋아 일을 쉬고 있을 때라 폭우 피해가 일어난 사실을 전혀 몰랐고, 본인은 해당 지역이 피해 받은 것이 없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또한, 윤 씨가 해당 토지 허락을 구하러 온 시기는 이미 쇠말뚝과 쇠사슬을 설치한 다음이다 ”라며 일부 시인했다.
그러나 공사 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못하게 막은 것이 아니다. 사유지이기 때문에 차량 통행이 안 되게 경계 표시를 하기 위해 설치했을 뿐, 토사를 쌓은 것도 나무를 심기 위해 쌓아둔 것이다. 본인 사유지에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라고 말하며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윤 씨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가평군에서 사방사업 요청 공문을 받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있었고 많이 힘들었던 시기라 잘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며 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쟁 시작, 2016년 한강수계금
윤 씨가 가평군 청평면 호명리 4*-*번지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것은 지난 2014년이다. 윤 씨가 매입하기 전 위 펜션을 소유했던 사람은 A 씨의 누나였으며, 중개는 A 씨 형인 B 씨가 주도했다.
윤 씨는 펜션을 인수한 후 약 2년 동안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2016년 마을의 물탱크 공사를 마친 다음부터 A 씨 형제와 갈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윤 씨에 따르면 호명리 마을은 매년 1천만원 이상 청평면으로부터 한강수계금 지원을 받고 있었으며, 2016년에도 마을에 공동 급수를 위한 물탱크 건설 비용을 지원받았다.
물탱크 공사는 B 씨와 윤 씨, 그리고 마을 이장 3인이 직접했다. 이유는 직접 시공할 경우 약 700만원 정도 비용이 소비될 것이며, 남은 비용은 마을의 공금으로 적립하자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사 진행 도중 B 씨는 윤 씨와 이장에게 본인이 혼자 하겠다며 두 사람에게 손을 떼라고 했고, 이후 청평면에 제출된 지원금 사용내역서에는 ‘명당건축’ 명으로 1천 6백 7십만원을 지급한 영수증이 첨부돼 있었다.
윤 씨는 B 씨의 공사비 횡령 의혹을 가평군과 청평면 제기했고, 이 후 A 씨 형제와 갈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갈등은 현재 진행형
윤 씨는 피해 발생 1년이 훨씬 지난 2021년 11월이 되어서야 복구 공사와 사방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문제의 호명리 산43-*번지 임야를 매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씨는 뇌수술을 받는 등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또한, 아직도 갈등은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한편, A 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해당 사건을 왜 다루는지 모르겠다며 검찰과 경찰조사에서도 무혐의 받은 사건이다”라며 취재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A 씨 주장처럼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했고,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경찰은 불송치 이유서에서 “A 씨가 쇠사슬을 설치한 것과 가평군청으로부터 쇠사슬 철거 요청을 받았으나 철거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현우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