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친구’처럼…지역주의와 한판
▲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그는 지난 2003년에 불법대선자금 사건으로 처음 구속됐다가 2005년 5월 석탄일 특별사면을 받았고, 2006년에는 불법대선자금 보관과 법인세 포탈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가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지난 2009년 4월에는 회사 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다시 구속되는 불행한 삶을 이어갔다. 그 뒤 지병인 뇌종양으로 병보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인 5월 26일에 석방됐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강 회장이 보석에서 일찍 풀려나 치료만 제대로 받았더라도 뇌종양 후유증이 더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고인은 올해 5월에 있던 노 전 대통령의 3주기 행사에도 참석이 어려울 만큼 건강 상태가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1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수술을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후 고 강 회장은 경기 이천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오다가 지난 8월 2일 60세를 일기로 ‘친구’ 노무현의 곁으로 돌아갔다. 그가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생전에 남긴 말은 우리 사회에 내팽개쳐진 의리와 지역주의의 폐해를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호남사람으로서 부산에 건너와 사업했다. 부산이 나의 제2의 고향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호남에 대한 끝없는 편견과 선입견에 시달려야 했다. 툭하면 사람들은 말했다. 호남 사람 의리 없다, 신용 없다고… 하지만 나는 보여줄 것이다. 호남 놈이 얼마나 신용 있고 의리 있는지… 부산 사람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줬던 호남에 대한 의리가 있었다면 나 또한 역시 호남 사람으로서 보여주고 싶다. 권력에 부나방처럼 달려들던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가도… 내가 대통령 옆에 있음으로서 호남사람에 대한 편견을 고쳐주고 싶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