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이후 카페인 삼가야, 심근경색 유발 트랜스지방 멀리…염분·지질 많은 가공육은 과식 않는 게 중요
①저녁 늦게는 커피를 삼간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정신을 각성시키는 작용을 한다. 다량 복용할 경우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만약 수면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 뇌 속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배출되지 못해 쌓이게 된다. 문제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독성 물질이라는 것. 즉 수면이 부족할수록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돼 치매 발병 위험도 커지게 된다. 이와세 전문의는 “양질의 수면을 위해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하루에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 발병 위험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와세 전문의는 “되도록 오전이나 낮 시간에 커피를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고, 밤에는 삼가는 것이 커피를 건강하게 마시는 요령”이라고 전했다. 또한, 카페인은 섭취한 지 3~10시간 후 체내에서 분해되므로 적어도 취침 5시간 전까지, 오후 3시 이후에는 카페인을 피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②빵에는 마가린 대신 올리브오일
마가린은 트랜스지방을 함유한 가장 대표적인 식품이다. 트랜스지방이란 액체 상태인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하여 고체 상태로 만들 때 생기는 지방산을 말한다. 최근에는 수소 대신 효소를 활용하는 기술을 통해 트랜스지방을 줄인 마가린이 판매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트랜스지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트랜스지방이 건강에 해로운 이유는 체내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심장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치매 발병 위험도 상승시킨다.
일본 규슈대 연구팀이 60세 성인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치매 발병 여부를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혈액 표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트랜스지방이 검출된 노인은 트랜스지방이 가장 낮게 검출된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52%나 더 높았다. 연구팀은 “평상시 트랜스지방을 가능한 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마가린을 따로 먹지 않더라도 대량으로 생산되는 공장 빵이나 과자에도 많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버터의 경우 마가린보다 트랜스지방 함유량은 낮지만, 동물성 지방(포화지방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포화지방산도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빵에 뭔가 발라 먹고 싶다면 올리브오일, 아보카도오일, 코코넛오일같이 건강한 식물성 오일을 추천한다. 덧붙여 과일을 설탕에 졸인 잼은 당질이 많아 몸에 좋다고는 할 수 없다.
③백설탕 섭취를 자제한다
당뇨병도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 인자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혈액 속을 흐르는 포도당이 늘어나는 병이다. 혈당이 높은 채로 방치하면 혈관이 손상되고, 동맥경화가 진행돼 심장병과 신부전 같은 만성 합병증을 일으킨다. 결국, 뇌 혈액 공급에도 영향을 주기에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흔히 말하는 정제된 설탕, 백설탕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백설탕은 GI(혈당상승지수)가 높아 혈당을 급상승시킨다. 고혈당 상태에서는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혈당이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가급적 GI 지수가 낮은 식품을 고르도록 하자. GI 지수가 55 이하인 경우 낮은 혈당지수, 56~69는 보통 혈당지수, 70 이상인 경우를 높은 혈당지수 식품으로 분류한다. 참고로 백설탕의 GI는 109다. 단맛을 원한다면 백설탕보다는 혈당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비정제 사탕수수당’을 권한다.
④가공육 섭취를 줄인다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육은 조리가 간편한 데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좋아해 일상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식품이다. 그러나 가공육은 다량의 염분과 지방, 첨가물이 들어 있어 일반 고기와 같은 양을 먹으면 지질과 염분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지질을 과다 섭취할 시 신체에 체지방으로 축적될 뿐 아니라 혈액 속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켜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동맥경화를 초래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특히 치매를 예방하고 싶다면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영국 리즈대학 연구팀이 영국인 중년 남녀 49만 3888명의 육류 소비와 치매 발병 위험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가공육을 하루에 25g씩 소비한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4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까지나 가공육은 과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공육을 먹을 경우 칼륨이 포함된 채소와 과일, 해조류, 콩류 등을 곁들이면 나트륨을 줄여준다. 칼륨에는 과도한 염분을 체외로 배출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 고구마와 토마토, 사과, 바나나, 콩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또한, 가공육을 섭취한 다음 날엔 콩 제품 등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노력하자.
⑤라면 국물은 남긴다
뇌과학자들이 말하는 치매를 유발하는 음식은 당분과 염분, 지방 함량이 높은 것들이다. 요컨대 치매 예방 관점에서 본다면, 라면은 먹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식 라면(라멘)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최악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일단 국물은 염분이 높고, 면은 정제된 밀가루로 만들어지므로 당질이 많다. 여기에 라멘 위에 올라가는 두툼한 차슈(구운 돼지고기)는 지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라면을 먹을 땐 건강을 위해 최대한 국물을 남기도록 하자. 꼭 라면만이 아니라 우동, 찌개, 국 등도 마찬가지다. 염분이 많은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키운다. 기본적으로 ‘짜겠다’ 싶은 음식들은 주의해야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