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지역 불법 오락실 수사 놓고 갑론을박
지난달부터 성인오락실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진행해 온 경찰은 비슷한 사례의 피의자들이 모두 구속됐기 때문에 박 씨 역시 무난히 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관할인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보강수사를 하라“며 재지휘를 지시했다. 이를 두고 박 씨 딸이 현직 검사라는 점이 감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박 씨 딸은 현재 청주지검에서 근무 중인 검사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박 씨 딸이 현직 검사인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박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보강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그동안 구속됐던 업주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왜 박 씨만 재수사 지휘가 내려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결국 검찰이 지난 8월 20일 박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선 경찰들은 박 씨 딸이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을 것이라며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경찰이 검찰을 흠집 내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불쾌해하고 있다.
현재 대립하고 있는 청주지검 제천지청장과 제천경찰서장 모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화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양 기관 수뇌부도 이번 사건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직 검사 부친이 불법 오락실 영업으로 구속됐다는 것만 해도 비난 받을 소지가 크다. 하물며 수사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면 더 문제가 있다.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검 중수부 관계자는 “경찰이 사건을 확대시키고 있다. 업무 처리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