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 발주처와 시공사 두 곳에 피소…람정개발 “배상 책임 계약상 명백” LX하우시스 “문제없이 시공”
람정제주개발은 2018년 신화월드 호텔을 정식으로 개장했다. 하지만 호텔 창호 부분에 문제가 발생해 수차례 보수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람정제주개발에 따르면 시공사 DL E&C도 2018년 람정제주개발에 호텔 건물을 인도할 당시부터 창호에 하자가 있는 것을 인정하고, 완공 후 2년 동안 1200건이 넘는 하자 보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단순 보수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전면 재시공을 하기로 결정했다.
신화월드 호텔 창호를 직접 시공한 곳은 DL E&C가 아닌 LX하우시스다. DL E&C가 LX하우시스를 하수급인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하수급인이란 시공사로부터 공사 일부를 하청 받은 업체를 뜻한다. DL E&C는 람정제주개발이 제시한 설계도에 LX하우시스 창호 제품이 기입돼 있어 불가피하게 LX하우시스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람정제주개발은 LX하우시스 하수급인 선정은 양사가 공동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DL E&C는 지난해 5월 LX하우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DL E&C는 당시 람정제주개발에 현장검사, 하자 있는 창호 보존, 감정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고, 람정제주개발도 이를 받아들여 협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DL E&C 관계자는 LX하우시스와의 소송과 관련해 “시공상 하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다른 창호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추가적인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람정제주개발은 올해 5월 DL E&C와 LX하우시스 두 회사를 상대로 75억 9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람정제주개발이 호텔 창호 전면 재시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비용을 전액 부담했기 때문이다. DL E&C 등은 람정제주개발과의 의견 차이로 재시공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람정제주개발이 재판에서 승소하면 DL E&C와 LX하우시스가 판결에 따른 비율대로 배상이 이뤄진다.
이와 관련, 람정제주개발 관계자는 “계약상 책임자인 DL E&C와 하수급인인 LX하우시스를 상대로 소제기를 한 것”이라며 “DL E&C의 손해배상 책임은 람정제주개발과의 계약상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신화월드 호텔의 다른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대건설도 창호 하수급인으로 LX하우시스를 선정했지만 하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람정제주개발과는 합의를 완료했고, LX하우시스에만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인 람정제주개발과는 원만히 해결하고 있다”며 “(LX하우시스와의 소송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말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LX하우시스는 람정제주개발과 DL E&C, 현대건설 세 곳으로부터 피소된 상황이다. LX하우시스로서는 판결에 따라 신화월드 창호 보수액 전액을 배상할 수도 있다. 다만 아직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만큼 LX하우시스에 문제가 있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이와 관련, LX하우시스 관계자는 “LX하우시스는 당시 발주처와 시공사가 요구하는 창호 제품의 스펙을 모두 충족해 공급사로 선정됐고 이후 문제없이 시공을 완료한 바 있다”며 “제품 하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사와 발주처, 시공사가 모두 참여해 공인 감정인 입회하에 창호 제품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을 통한 소송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람정제주개발은 홍콩 레저 업체 란딩인터내셔널이 2013년 제주도 서귀포시 신화월드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람정제주개발은 2017년 신화월드테마파크,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센터 등을 개장했으며 2018년에는 호텔과 리조트 등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람정제주개발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등의 악재로 개장 이후 현재까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앤데믹(풍토병화) 덕에 람정제주개발 실적이 상승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욱·허영인 회장, 국감 소나기 비껴갔더니 청문회 태풍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지난 10월 26일 진행한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근 DL그룹과 SPC그룹 사업장에서 연이어 벌어진 중대재해와 관련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과 허 회장 모두 해외 출장 일정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다.
이를 놓고 야당에서는 이해욱 회장과 허영인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장을 이유로 한 불출석은 모욕감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결국 국회 환노위는 지난 10월 27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당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 진행과 관련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 채택 건을 의결했다.
국회 환노위는 12월 1일 DL그룹과 SPC그룹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청문회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관련 현황 및 향후대책 보고, 증인 신문의 순으로 진행된다. 증인은 이해욱 회장과 허영인 회장 단 두 명이다. 국회 환노위는 청문회 목적에 대해 “산업 재해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업장의 현황과 문제점, 예방조치에 관해 실질적 책임자로부터 증언을 듣고, 상황을 파악함으로써 산업 재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실효적인 입법정책 마련에 참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과 허 회장은 이번에는 국회 출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문회에서는 강한 질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원회 의결을 통해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지만 야당이 다수당인 것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DL그룹과 SPC그룹 내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DL그룹과 SPC그룹 모두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