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골든타임> 캡처 사진. |
[일요신문] MBC 월화 드라마 <골든타임>이 시청률 1위를 독차지하며 다음 주에 마지막 회를 맞이한다.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골든타임>이 의료계 현실을 고발하며 진정한 영웅 의사 ‘최인혁’을 만들어냈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이야기 진척이 더뎌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골든타임>은 인턴의사 이민우(이선균 분)가 스승 최인혁(이성민 분) 교수 밑에서 응급 환자들을 접하며 훌륭한 의사로 발전하는 성장 드라마다. 그러나 드라마의 끝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이민우가 의사의 마음가짐에 대한 각성은 했지만, 아직 의사로서의 존재감은 미약한 상황이다. 오히려 주인공 민우보다 스승인 인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주인공이 바뀐 듯한 착각마저 든다.
18일 방영된 MBC <골든타임>21회에서는 인혁이 민우에게 사망진단서 작성법을 가르쳐 주며 환자의 죽음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쳤다. 앞서 해운대 세중병원에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40대 트럭 운전사가 실려 왔다. 인혁 일행은 급하게 수술을 진행했지만 이전 병원에서 지체되는 바람에 환자의 죽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인혁은 민우에게 “나중에 장례 치르고 외래로 사망진단서 떼러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럼 그때는 환자 상태는 기억도 안나니까 사망 직후에 바로 적어놓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이런 사소한 절차 때문에 불편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세심히 배려하는 의사가 되라”라고 조언했다.
민우는 이날 환자의 죽음에 대해 깊이 슬퍼하며 환자의 유일한 가족인 어린 두 남매를 보살피기도 했다. 그러나 민우가 환자의 죽음에 슬퍼하며 의사로서의 마음을 다잡는 장면들은 이전에도 반복적으로 보여줬던 내용들이다. 민우가 위급한 산모의 제왕절개를 한 것은 의사로서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주변에서 “인턴이 감히”라는 말을 들으며 오히려 핀잔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산모와 아이의 상태도 그닥 호전적이지 않다.
후반부에는 지인과 놀러간 과장들이 사고를 당해 지인을 응급실에 데리고 왔다. 과장들은 여전히 위급한 환자를 앞에 두고 어레스트가 올 때까지 논쟁만 지속했다. 이때 민우가 “최인혁 교수님 부를까요?”라고 하면서 주변의 어이없는 눈총을 받았다. 최인혁 교수는 뛰어난 실력에 의사로서의 양심까지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 상황에서 그가 필요했지만 민우가 그만큼 의사로서의 성장은 덜했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골든타임>은 매 회 등장하는 위급한 수술씬과 현실적인 의료계 문제를 고발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막상 인물 구조와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느낌이다. <골든타임> 같은 현실적인 의료 드라마에 목마른 시청자들이 ‘시즌제’를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골든타임>은 언제 끝날지 모를 정도로 인물 간 스토리 전개는 더디게 진척되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가 더디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 더 할 얘기도 많다는 것이다. <골든타임>이 과연 22회와 23회에서 얼만큼의 이야기를 풀어낼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