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예금도 불안? 채권으로 갈아타라
▲ 주식과 은행 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채권이 뜨면서 최근 채권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
지난 7월에는 채권투자가 주식투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월 채권지수는 102.27로 한달간 0.68%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코스피지수는 0.2% 오르는 데 그쳤고, 코스닥지수는 5.6% 하락했다.
이는 채권의 인기는 높아가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채권, 즉 회사채의 씨가 마른 것은 최근 몇 년 새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현금을 대거 확보한 기업들이 신규투자에 나서지 않아 발행 물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 간혹 시설자금이 필요해 채권발행에 나서는 기업이 나타나면 은행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사모사채 발행을 권유, 연기금 등에 채권을 떠넘겨 품귀현상을 부추긴다.
실제 올해 회사채 발행금액은 지난 4월 1조 7473억 원을 정점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월 1조 4865억 원, 6월 1조 353억 원 등으로 줄었고 지난 7월에는 8600억 원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좀 괜찮은 물건이 나오면 앞다퉈 사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동양종금증권이 내놓은 코오롱패션 3년만기 회사채 100억 원이 불과 10초도 안돼 다 팔렸다. 누가 먼저 컴퓨터 엔터키를 눌러 주문을 넣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 임에도 금리가 6.9%로 높고 대기업이 발행했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동이 났다.
채권 물량이 부족하자 과거 안 팔리던 상품까지 최근 주인을 찾았다.
지난 5월 발행된 신도림테크노마트 유동화 채권 3500억 원은 지난 7월까지 700억∼800억 원 정도가 소진되지 않았다. 그러나 팔 물건이 없어 고민하던 동양종금증권이 지난 7월 말 이 채권을 다시 내놓자 일주일도 안돼 매진됐다. 금리가 7%로 다른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SK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회사채 품귀현상이 국고채에 수요를 촉발시키면서 국고채 응찰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시장에 이와 같은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최근 장기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장기채권을 찍어 단기차입금을 갚으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향후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규모 자금을 모집했다. 이달 초 금호산업이 3년 만기, 연 5.75% 회사채 1600억 원을 발행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연 6.10%의 금리로 1000억 원의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고 비슷한 시기 금호석유화학도 연 5.70%의 금리로 16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때문에 채권에 투자하려면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권 투자는 그동안 부자들의 전유물로 생각되어 왔지만 최근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길이 열렸다. 과거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채권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채권형 펀드와 같은 상품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동양종금증권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회사에서는 회사채 상품 등을 일반 투자자들이 사기 쉽게 쪼개서 다양하게 팔고 있다.
이에 따라 재테크에 관심 있는 개인 및 소규모 일반법인들의 직접투자가 점차 늘어나 개인 채권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거액 자산가 위주의 투자가 일반 투자자들로 확대돼 채권투자가 대중화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회사채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계좌 개설 이후 언제든지 주식 투자와 같은 요령으로 유선 주문 혹은 온라인 주문을 통해 매매가 가능하다.
동양종금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는 HTS(홈트레이딩서비스)와 홈페이지를 통해 매매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개인들을 대상으로 어떤 채권상품을 팔고 있는지 지점이나 증권사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회사채는 장외시장에서 매매되기 때문에 매매 수수료가 없고 최저투자한도도 없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 courage@f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