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가족문제, 안 제3 후보, 문 단일화 주도권
해당 문건에서 밝힌 한국 대선의 5대 징크스란 ▲먼저 출마한 후보가 늦게 출마한 후보를 이긴다 ▲추석 전후 여론 흐름이 대선 끝까지 간다 ▲단일화 주도권을 놓친 진영은 들러리 역할에 그친다 ▲신당을 급조한 제3의 후보는 필패한다 ▲가족 문제로 발목 잡히면 결국 물러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가장 유력한 세 대통령 후보들 모두 앞서 언급한 징크스들을 빗겨가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경우 다른 대선주자보다 먼저 당 후보로 확정됐다는 점에서는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고 있지만 ‘추석 전후 여론 흐름을 주도하지 못했다’는 것이 뼈아픈 대목이다. 다자 대결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박 후보는 추석 전후 일부 여론조사의 양자 대결에서 두 후보에게 역전당하며 대권행보에 빨간 불이 켜진 바 있다.
또한 박 후보는 남동생인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저축은행 연루설과 함께 지난 10일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마저 사기 혐의로 약식기소 당하는 등 여전히 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후보라는 분석이 많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단일화 주도권을 놓친 진영은 들러리 역할에 그친다’는 항목이 징크스로 거론되고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뒤처진 상황이라 현재 주도권이 안 후보에게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게다가 안 후보 캠프에서 무소속으로 완주할 가능성도 비치고 있어 문 후보 입장에서는 어떡하든 단일화 주도권을 빼앗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호남 지역의 지지율이 안 후보를 앞서야 한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늦게 대선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늦은 출마 자체가 첫 번째 징크스로 남아있고, ‘신당을 급조한 제3의 후보는 필패한다’는 대목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 야권단일화와 신당 창당 가운데 어느 것도 공식화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 신당 창당과 맞먹는 수준으로 정치인과 자원봉사자들이 몰리고 있어 이를 컨트롤하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해당 문건에 관해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론조사가 딱딱 들어맞는 것이 아니듯이 징크스라는 것도 지나고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5년에 한 번 있는 대선에서 피할 수 있는 악재는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후보들 입장에서는 모든 항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