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더들 열광하는데…기술적 관점으로 본 가상자산 ‘비트모빅’ 공방

투명성·탈중앙화와 거리 멀다는 지적…오태민 작가 “불투명하다고 볼 수 없어”

[일요신문] '비트모빅'은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던 오태민 작가가 만든 코인(가상자산)이다. 비트모빅은 비트코인을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을 베이스로 하여 별도의 블록체인을 만들어 분리시키는 작업)해 만들었다. 비트모빅은 과거 GNC(굿 노드 코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오태민 작가가 만든 비트모빅(옛 GNC)이 엄청난 가격 폭등으로 화제다. 사진=오태버스

이 비트모빅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비트모빅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대기업인 신세계 쓱닷컴, 방송사 JTBC, 한양대학교 등과 협업하는 전망 좋은 코인이다’라고 두둔한다. 하지만 비트모빅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비트모빅은 가상자산으로서 최소한의 기준조차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양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오태민 작가는 비트코인 관련 강연, 다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비트모빅은 2019년 1월 비트코인을 하드포크해 만들었다. 다만 비트코인과 큰 상관이 있는 건 아니다. 

비트모빅 자체는 프라이빗 체인이다. 프라이빗 체인은 중앙화된 체인이며, 언제든 조작이나 통제가 쉬워 탈중앙화나 투명성과 거리가 멀다. 코인 거래보다는 회사 내부의 테스트넷을 구축하는 데 주로 쓰인다. 비트모빅은 비트코인을 포크해 만들어졌으며, 스스로 비트코인 2.0을 표방한다.

최근 비트모빅 관련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 변창호 씨는 비트모빅은 중단돼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변창호 씨는 “오태민 작가는 발행량을 수천 배씩 올려서 사전 채굴을 하거나, 장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블록체인이라고 보기도 민망할 수준이다”라면서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코인을 통해,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를 하고 있다. 이런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여 피해자 발생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오태민 작가는 애매하고 복잡하지만 불투명하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오 작가는 일요신문에 “이 프로젝트는 전체 발행량이 애매하다. 1700만 개 비트코인 장부 위에 2000만 개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2022년 8월 이전 코인을 막았다. 비트코인 물량 1700만 개에 더해서 587만 개가 차단됐다. 지금 발행량은 1400만 개가량인데 그중 공공재로 1000만 개를 오픈했고, 공공재 중에서도 450만 개가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비트모빅은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고찰하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토닥토닥 프로젝트 캡처

이어 오 작가는 “현재 시중에 발행된 물량은 330만 개고 그 중 200만 개가 5년 동안 락업됐다. 지금 유통량은 대략 130만 개로 분석된다”면서 “복잡한 것이지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 노드를 뒤지는 것과 블록체인 익스플로러를 보는 것은 완전 다른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변창호 씨는 “오 작가 주장과 달리 현재 발행량이나 유통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게 팩트”라고 재반박했다.

비트모빅은 ‘오태민 작가가 비트코인 화폐 현상에 대해 인문학적 배경을 녹여낸 사회적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면서 비트모빅은 가상자산 한계를 극복해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사회 인프라로서 암호화폐(가상화폐) 개념을 도입한 비트모빅은 다른 알트코인과 차별되며, 이것이 비트모빅이 비트코인보다 더 우월한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비트모빅 열광과 다르게 싸늘한 시선으로 보는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많다. 먼저 비트모빅이 오태민 작가 개인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코인과 달리 비트모빅 지갑이나 코인은 오 작가가 정지시키거나 회수가 가능하다. 또한 ‘알고란’ 채널에 출연한 오 작가는, ‘비트모빅을 다른 거래소가 허락 없이 상장하면 어떻게 할 거냐’란 질문에 “내가 가진 100만 개를 덤핑해서 가격을 폭락시킬 거다. 내 리더십 때문에 거래소 상장 못할 거다”라고 말했다. 오 작가 개인 선택에 따라 순식간에 비트모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오태민 작가는 덤핑을 하겠다는 건 일종의 상호확증파괴였다고 주장했다. 오 작가는 “덤핑 표현은 ‘조기 상장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와중에 나왔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하드포크(급변)를 당할 위험에 대해서, 원 코인 대량 소유자들이 하드포크하면 덤핑한다는 위협으로 안전장치를 삼는다. ‘당신이 핵을 쏘면 나도 쏜다’처럼 균형을 맞추는 장치”라면서 “현실적으로도 상장을 하면 안 된다. 상장하면 코인 시가가 나오고, 시가가 나오면 에어드롭 할 때 세금 이슈가 생긴다. 개인들에 대한 에어드롭은 몰라도 기업체들에 수십 개에서 수백만 개를 주면, 증여세 이슈로 프로젝트 진행할 때 문제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오태민 작가는 거래소에 상장이 되면 덤핑해서 가격을 폭락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알고란 채널 캡처

이 같은 설명에 변창호 씨는 “이미 모빅은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고 있어 현금화가 가능한 상태라 상장이 돼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이를 상장으로 치지 않는다고 해도 상장 여부는 세금 이슈와 상관이 없다.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 비상장 주식도 세금을 부과하는 건 당연한 상식”이라면서 “기본적인 세법에 대한 이해도 없고, 상장과 증여세를 엮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건 엉터리”라고 반박했다.

오 작가가 비트모빅을 가상자산으로 제대로 등록하지 않은 채 우회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진현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는 “현행 특금법에서는 ‘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를 가상자산사업자로 분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이지갑은 콜드월렛이라 해당 사항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특금법에서는 ‘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를 하면 가상자산사업자로 분류하고 있을 뿐, 해당 가상자산이 콜드월렛에 보관되는지 핫월렛에 보관되는지를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다. 따라서 종이지갑 형태 콜드월렛으로 가상자산을 보관, 관리한다고 하여 법망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태민 작가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가상자산으로 신고한 사람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오 작가는 “2025년 7월부터 시행될 캘리포니아 가상자산 법에 의하면 가상자산 사업자 열거 항목에 코인 에어드롭이 있다. 나는 한국도 미국을 따라간다고 생각해서 2025년 7월 전에는 모든 코인을 소각할 개인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한국 법에 가상자산 사업자에 코인 무상 에어드롭은 들어가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문제 되지 않도록 시행령 등 규제 시행 이후 이후에는 코인 에어드롭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창호 씨는 “가상자산 사업자는 국내법이다. 이 법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업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해외 거래소도 한국인 대상 영업을 하면 미신고 사업자가 되곤 한다”라고 반박했다.

김태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