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경비 59%가 식사·간식·식권 구입에 쓰여…같은 날 유사 명목으로 두 예산 집행하기도

26일 ‘일요신문i’ 취재를 종합하면 2026년 7~9월 의장·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모두 1958만여 원이다. 이 가운데 직원 식사·간식과 생일·명절 격려품은 83건, 1231만여 원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관내 주민과의 현안사항 회의 식대는 1건, 18만 600원에 그쳤다.
집행장부에는 △의정활동 지원 직원 격려 식사 △입법활동 지원 직원 격려 식사 △의사운영 지원 직원 격려 식사 △출장 후 수행직원 격려 식사 등의 명목이 반복됐다. 구체적인 업무나 격려 사유보다는 포괄적인 문구가 대부분이다.
참치전문점과 한우·갈비전문점, 횟집 등에서 수십만 원대 식사비가 결제됐고, 카페·베이커리·와플전문점 등에서도 직원 간식비가 사용됐다. 9월에는 의장과 산업건설위원장이 상근직원 명절선물 구입에 각각 71만여 원과 55만여 원을 집행했다.
#같은 날 식권·식사비 집행
공통경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7~9월 공개된 집행내역 총액 1082만여 원 가운데 식사·간식·식권 구입비는 635만여 원으로 59%가량을 차지했다. 추석 사회복지시설 위문품은 275만여 원, 의원실 내방 민원을 위한 음료 구입은 172만여 원이었다.
같은 회기 중 같은 날 업무추진비와 공통경비가 각각 사용된 사례도 확인됐다.
7월 20일 오전 공통경비에서 ‘제263회 임시회 참석자 식권 구입’ 명목으로 12만 8000원이 결제됐다. 같은 날 낮 12시 30분에는 자치행정위원장 업무추진비에서 ‘제263회 임시회 참석자 및 추진직원 격려 식사’로 55만 3000원이 집행됐다.
9월 11일에는 낮 12시 39분 공통경비로 ‘제265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참석자 및 추진직원 격려 식사’ 29만 3000원이 결제됐다. 12분 뒤 산업건설위원장 업무추진비에서는 같은 행정사무감사 참석자 및 추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격려 간식비 8만 5500원이 집행됐다.
현행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은 업무추진비의 선심·중복성 집행을 방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같은 날 유사한 대상에게 서로 다른 예산으로 식권과 식사, 간식비를 지출한 경위에 대해 시의회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일반 직원 식사 근거로 ‘비상근무’ 조항 제시
시의회 해명 과정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이천시의회는 직원 식사비 지출에 대한 법적 근거로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별표2 제6호 ‘마목’을 제시했다. 그러나 마목은 ‘재난, 재해, 사건사고 등으로 비상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식사 제공’에 관한 조항이다. 일반적인 상근직원 격려 식사의 근거는 제6호 ‘라목’이다. 직원 식사비 집행 근거를 묻자 적용 대상이 다른 조항을 내놓은 것이다.
이천시의회 직원들을 포함한 지방공무원에게는 급여와 별도로 월 16만 원의 정액급식비가 지급된다. 시의회는 이와 별개로 업무추진비와 공통경비에서 직원 식사와 간식비를 반복 집행했다. 각각의 지출이 실제 어떤 업무 필요성에 따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직원 격려 식사가 규정상 허용되더라도 반복성과 업무 연관성, 다른 예산과의 중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행내역과 참석자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의회가 집행부의 예산을 감시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업무추진비와 공통경비 상당액을 ‘밥값 예산’으로 사용했다면 더욱 엄격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관련 증빙을 공개하고 감사기관의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의회는 “의정 역량을 강화하고 원활한 의회 운영을 도모하고자 소속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왔다”고 밝혔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