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공연장 개관 지연에 지역문화계 허탈
양평도서관은 한강수계기금 140억 원, 군비 110억 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40억 원, 특별조정교부금 5억 원 등 총 사업비 295억 원을 들여 지난 2021년 11월 착공 후 올해 4월 17일 준공이 완료됐다.
양평도서관 개관식은 20일 오후 2시, 양평도서관 1층 물빛극장에서 열리며, 개관을 축하는 식전 행사와 기념식은 도서관 로비에서 진행된다.
문제는 양평 지역에서 유일한 공연장인 양평도서관 내 물빛극장이 음향과 조명 시설 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채 개관되면서 지역 문화계가 허탈해하고 있다. 물빛극장의 음향과 조명 시설 예산은 6억9000만 원으로 계획되어 있다.
이처럼 음향과 조명 장비가 설치되지 않아 공연장 대관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개관식 당일에도 음향과 조명 장비를 임차(360만 원)해서 사용할 예정이어서 세금 이중 낭비라는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예정이다.
이처럼 물빛극장 음향 장비 등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평도서관을 개관하자 군민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3년여 동안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음향 장비를 설치하지 못한 이유가 뭐냐” “음향 설치와 관련하여 모종의 알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 공연장 미비 논란으로 군민의 비난과 질책을 받고 있다.
# 총공사비 2% 남짓 음향·조명 시설 “3년여 동안 질질”…무슨 일이 있었나?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기존 공연장으로 사용하던 군민회관을 허물고 양평도서관 내에 공연장이 새롭게 들어선다고 하여 기대가 컸다”면서 “계획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여 공연장 대관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비판했다.
양평군은 “공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음향과 조명 공사시기를 조절했지만 오페라, 팝, 국악 등 공연 성격에 따른 장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공사가 늦어지게 됐다”고 해명하고 “현재 규격 등에 대한 계약심사는 마친 상태이며, 6월 중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방식으로 낙찰자를 결정하여 오는 9월까지 공사를 차질 없이 추진해 주민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군민들은 군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3년여의 긴 공사기간 내에 이미 음향과 조명 장비에 대한 선택을 끝냈어야 했다는 지적과 함께 특히 특정 공사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