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모독해? 민주당은 저질에 패륜집단”
▲ 김성주 선대위원장이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의 거침없는 독설을 이어갔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선대위원장 위촉이 갑자기 이뤄졌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게 됐나.
▲박 후보께서 나에게 수차례에 걸쳐 만남을 청했지만 사실 난 번번이 거절했다. 원래 자문만 드리려고 했는데 하루 아침에 위촉 받았다. 사실 너무 고민했다. 세 번 찾아오셨기 때문에…. 이후 3일 동안 잠도 못 잤다. 기도하면서 고민했다. 병원까지 실려 갔었다. 못 자고 못 먹고 하니까. 이스라엘이 전쟁이 나면 외국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다 들어오지 않느냐. 우리 민족을 구하려면 목숨도 바칠 수 있는데 행동하는 용감한 지식인이 되고 싶었다. 두 달만 봉사하자는 생각에. 나라가 거꾸로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돕게 됐다. 지금은 아직 배우고 있는 중이다.
―요즘 김 위원장은 ‘여성 대통령’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사실 외부에서는 박 후보의 여성 대통령 혁신론 또는 예찬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민주당 측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거세게 하고 있는데.
▲물론 그런 비판 있을 수 있다. 어제(10월 29일 민주당 대변인 성명), 민주당에서 완전히 입에도 담기 힘든 얘기를 했다. 오늘 이 얘기는 꼭 해야겠다. 민주당 측이 감히 “박 후보가 여성성이 있다고 볼 수 있냐”고 말하지 않았나. 이런 인간 모독적인, 저질당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감히…. 한마디로 내가 문재인 보고 ‘남성성’이 있느냐고 비판하는 것과 같다. 아주 인간적으로 저질적인 모독이다. 그런 것을 하는 저질당은 모든 여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다. 이거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반드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본다. 몰상식한 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결혼 한 번 하지 않은 여자가 무슨 육아문제를 논하냐’는 식의 비난도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 모든 싱글 레이디를 싸잡아서 모독한 거다. 내가 이걸 보고 한마디로 (민주당이) 저질당이구나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이 나라 이끌면 나라 파괴된다고 확신했다. 반드시 박 후보가 대통령 돼서 나라 바꿔야 한다. 그게 정치 쇄신이다.
―최근 민주당 측에서 김 위원장의 그간 발언을 두고 사과를 촉구했는데.
▲하나하나 짚어가며 얘기하자. 우선 ‘진생(인삼)쿠키 발언’(그는 지난 10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애 젖 먹이면서 진생쿠키 만들어 구글에 올리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거다”라고 발언했는데, 육아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여성들에게 자신은 슈퍼우먼이라는 뉘앙스로 발언을 한 것이 큰 논란을 빚었다)은 오해다. 당연히 정부는 여성창업과 취업에 도움을 줘야 한다. 다만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가 있다. 우리 자신도 노력하자는 얘기였다. 이는 미국의 한 가난한 농촌 여인이 엄마에게 물려받은 기술로 초콜릿 쿠키를 만들어 이베이를 통해 판매해 성공한 실제 케이스를 빗대 얘기한 거다. 창업에 멋지게 성공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이 케이스를 인용해 청년들과 여성들의 힘을 북돋고자 했는데, 이런 저런 설명 딱 빼고 왜곡된 거다. 솔직히 지금 나오고 있는 민주당 김광진 의원의 발언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거다. 김 의원의 발언은 정말 ‘깡패집단’과 가까운 얘기 아니냐.
―최근 ‘영계발언’(지난 10월 24일 여의도 당사 2030 당직자 간담회 뒤 사진을 찍던 젊은 당직자에게 “나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고 말했다가 또 논란을 빚음)도 사과는 했지만, 본인 스스로 억울한 측면이 있을 거 같다.
▲사실은, 우리가 당내 2030 직원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온 거다. 너무나 요즘 고생해서 마련한 건데. 근데 그 날 팀장들이 40대 초반인데, 끼어달라고 해서 함께했다.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함께 자리했던 남자분들이 숫기도 없고 했다. 그래서 내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같이 하자’ ‘나 영계 좋다’는 조크를 했는데 그것을 성희롱이라고 한 거다. 자기들이(민주당) 한 짓은 국가의 원수가 될 수 있는 당 후보를 상대로 이렇게 모욕했는데… 감히… 인륜을 거역하는 패륜집단이다, 패륜집단.
―지난 3주 동안 겪은 박 후보는 어떤 분이었나.
▲김성주가 객관적으로 본 박근혜는 여성적이고 부드럽고. 박 후보는 부모님 두 분이 총 맞아 돌아가시고 결혼도 없고 애도 없고 외롭고. 근데 그 역경을 이겨낸 분이다. 나는 못했을 거다. 얼마나 강인한 분이냐. 밖에서는 내가 박 후보 패션을 좀 코치하고 있다고 하는데, 맞지만 전혀 아니다. 박 후보는 지금 절제된 그 스타일 자체가 아름다운 분이다. 왜냐하면 남자후보들은 쇼를 하지 않느냐. 정치는 쇼가 아니다. 위선이고 거짓이다. 남자들이 정치 쇼를 하는데 박 후보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절제하고 지킨다. 그 모습 보고 존경스러웠다. 정말 강인하면서도 부드럽고 과장 안하더라. 아름다운 진주 같은 분이다. 내가 도와줄 만하다고 봤다.
―박 후보에게 쓴소리도 많이 했나. ‘불통 이미지’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많은데.
▲쓴소리보다도 높은 분들 보면 주변의 시스템이 막혀있든가 아니면 너무 그 분 자체가 무서워서 접근을 안했거나 그렇다. 난 기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1000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다. 난 톱으로서 개개인에게 소통하고 핫라인을 열어주고 있다. 내가 봤을 때 박 후보는 소통을 하는 분이다.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좀 필요한 거 같다(웃음).
―그렇다면 박 후보 주변 문제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박 후보가 ‘인의 장막’에 갇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보면 박 후보 문제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정치의 속성이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모든 정치는 다 그렇다. 새누리당은 보수 정당에서 가장 진보적인 여성을 후보로 세웠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뽑는 게 역사적인 일이라 본다. 두 번째는 여성 대통령이 돼서 이 분께서 분명히 맑고 밝은 정치를 하겠다고 하셨다. 이제는 밀실정치 빼고 소통하고 대통합하겠다는 얘기다. 여성들은 나보다도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아끼는 모성애를 타고 난다. 남북, 동서, 노소, 남녀, 가진 자, 안 가진 자까지 분열의 나라다. 이는 전쟁보다 무섭다. 이런 면에서 5년을 안전하게 가실 분은 박 후보다.
―앞으로 선대위 내에서 김 위원장의 포지션도 중요할 거 같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박근혜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다. 난 쇼 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맡은 파트는 청년들을 일깨우는 것이다. 내가 글로벌적으로 직접 뛰고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이 작은 땅에서 이념 싸움 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여성 대통령은 징검다리다. 여성은 나보다도 가정을 먼저 생각한다. 술정치, 밀실정치 대청소 할 게 많다. 이 더러운 부패. 정치가 맑고 밝아야지. 민주당은 상처만 주고 비논리적 이야기만 한다. 새누리당이 여성 대통령으로써 치유와 사랑을 해야 한다. 나 그거 하나 믿고 들어왔다. 몰상식한 당들이 여성성 얘기한다. 역적당이다.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인간이하의 발언이다.
―야권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해 달다.
▲이번 민주당 대변인 성명을 보고 느꼈다. 평가할 가치도 없고 코멘트 할 가치도 없다.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으로서 얘기해 달라.
▲한 마디만 딱 하겠다. 2030세대에 있어서는 태어나기도 전 이야기고, 나도 여섯 살 때, 박 후보는 열 살 때 이야기다. 그것을 꺼내서 물고 늘어지는 야권은 자기가 모셨던 대통령은 어떻게 됐나. 거기에 대해서 먼저 대답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얘기하겠다. 그 분이 깨끗해서 이 세상 떠났나. 책임져야 한다. 자기가 모셨던 대통령 떠나게 한 분들 책임지라고 해라. 그것만 얘기하겠다. 정말 공평치 못하다. 야권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 인간이하이기 때문에. 상대할 가치도 없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과 박근혜 후보.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박근혜 후보의 ‘여성성’을 겨냥해 비판한 민주당의 공식 성명을 두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 후, 이틀 뒤인 11월 1일 선대위 회의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이며 정치적 남성성을 띤다는 야권의 발언은 수구적이며 역사적 퇴행”이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을 분노케 한 민주당의 공식 성명은 지난 10월 29일, 문재인 캠프 박광온 대변인의 ‘박근혜 후보를 규정하는 정체성은 여성이 아니라 공주와 귀족, 특권이다’와 같은 날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의 ‘박근혜 후보가 여성 대통령 후보인가’라는 대변인 성명이다.
먼저 박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박근혜 후보는 생물학적 여성이지만 사회적 정치적 여성으로서 여권신장과 양성평등에 무슨 기여를 했는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박 후보를 규정하는 것은 여성의 정체성이 아니라 공주의 정체성, 귀족의 정체성, 특권의 정체성이다. 여성의 삶과 애환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선거 전략으로 ‘여성’을 들고 나오는 것은 국민 기만이며, 여성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박 후보 스스로 본인이 여성임을 강조하지만, 박 후보를 ‘여성’ 대통령 후보로 보는 국민은 적다. 생물학적 여성과 정치적 사회적 여성은 다르다. 박 후보의 정치는 남성성의 정치다. 박 후보에게 ‘여성성’은 없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의 ‘여성성’ 논란은 향후 대선 전쟁의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박 위원장이 ‘여성’으로서 사회에 기여한 게 전혀 없다는 야권의 주장에 새누리당은 여성계의 성공 심벌인 김성주 위원장을 내세워 정면 대응을 하고 있다. 박 후보가 여성성 이슈 전쟁에 직접 뛰어들 경우 오히려 야권의 전술에 말려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을 내세워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정제’되지 않는 언행에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박 후보의 ‘여성성’을 부각시키는커녕 오히려 박 후보를 이전투구의 전장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주 위원장의 독설 퍼레이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대선 정국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한]
김성주는 누구?재벌가 딸이지만 ‘자수성가’
▲ 2009년 5월 12일 한국의 경영자상 수상식에서 올해의 경영자상을 수상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일요신문DB |
1979년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후 해외로 건너가 앰허스트대학, 런던정경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학위를 이수했으며 1990년 현재의 성주그룹을 창업하며 패션업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로 성장했다. 2005년에는 독일에서 현재의 ‘MCM’을 인수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