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항소·형사 재개 주목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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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 민사소송 승소로 폭행 루머는 벗어
지난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최승록)는 크리스토퍼 수의 한성주 상대 민사소송 선고 공판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우선 한성주가 자신과 결혼할 것처럼 기망해 자신의 신용카드를 무단 사용해 명품가방 등을 구입했다는 크리스토퍼 수 측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연인 사이의 선물로 볼 것이며 피고가 원고를 기망해 편취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한성주의 배상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집단 감금 및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모든 증거자료가 원고가 작성한 것이거나 원고의 말을 들은 지인들의 진술에 불과하다”며 “원고의 평소 성향과 원고와 피고가 연인 사이였음을 감안하면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증거는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핵심 사안인 폭행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폭행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민사소송 승소로 한성주는 전 애인을 가족들과 함께 납치·감금한 뒤 폭행했다는 크리스토퍼의 주장에선 일단 자유롭게 됐다. 다만 미국에서 한성주가 크리스토퍼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에선 한성주가 패소했다. 지난 4월 한성주가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크리스토퍼를 상대로 폭행상해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미국 법원은 ‘증거 불충분과 관할 없음’을 사유로 원고 측의 주장을 기각했다. 각각 한국과 미국 법원이 민사소송에서 한성주와 크리스토퍼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반면 형사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크리스토퍼는 한성주와 그의 모친, 오빠 등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형사 고소한 상태다. 동시에 집단 폭행에 따른 위자료 및 피해 보상으로 5억 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이에 한성주는 크리스토퍼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맞고소했다. 그렇지만 맞고소 행태가 된 형사 소송은 크리스토퍼의 해외 거주 등의 이유로 기소 중지된 상태다.
# 크리스토퍼의 항소 여부에 관심 집중
관건은 형사소송 재개 여부와 크리스토퍼의 민사소송 항소 여부다. 맞고소가 이뤄진 형사소송의 경우 크리스토퍼가 입국해야 기소중지가 풀려 본격적인 법정 다툼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민사소송 항소 여부 역시 크리스토퍼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크리스토퍼는 국내의 한 매체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법률대리인인 이재만 변호사 역시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의뢰인(크리스토퍼)과 상의해 항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고려할 때 항소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한 크리스토퍼는 형사소송 재개를 위해 입국할 의향이 없는지에 대해선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안전만 보장이 된다면 언제든지 직접 해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크리스토퍼가 입국을 강행할 경우 한성주 사건은 새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한성주와 크리스토퍼 사이에서 불거진 다양한 사건과 논란은 크리스토퍼가 입국하는 순간부터가 진정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성주 측 관계자는 크리스토퍼의 입국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안전하지 못해 입국하지 못한다는 게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면서 “저질러 놓은 일이 있으니 겁나서 못 들어오는 것을 안전 보장이 안 돼 못 들어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 사생활 동영상 유포자는 과연 누구?
한성주 파문은 크게 두 가지 사건으로 구분된다. 우선은 한성주의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 유출사건이고, 두 번째는 크리스토퍼가 납치·감금·폭행을 당했다는 사건이다. 두 번째 사건에 대한 형사소송은 기소중지 상태이고, 민사 소송은 1심에서 한성주의 승리로 마무리된 상황이다.
핵심은 첫 번째 사건으로 한성주 측은 향후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형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유포자로 크리스토퍼 측이 꾸준히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해당 동영상은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는데 유포자는 거듭 한성주를 공격하며 크리스토퍼를 옹호해왔다. 또한 공개된 동영상과 사진에선 모두 크리스토퍼의 얼굴이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반면 한성주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은밀한 사생활이 그대로 공개됐다.
그렇지만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동영상을 유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크리스토퍼가 입국할 경우 사생활 동영상 유출 사건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비록 민사소송에선 한성주가 승소했지만 아직까진 그녀가 잃은 것이 훨씬 더 많다.
한성주 입장에선 크리스토퍼가 입국해 관련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받고, 동영상 유포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 진실이 드러나길 바랄 수밖에 없다. 민사소송 승소가 한성주에게는 상처뿐인 영광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과연 크리스토퍼가 입국해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 해결사 역할을 할지 아니면 더욱 복잡한 소송전으로 확전될지 한성주 사건은 여진히 진행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