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전 쏘카 대표, ‘박소령 전 대표에게 고맙고 미안할 따름’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투자한 회사들과는 필연적으로 이별하게 된다. 잘 돼서 투자자의 역할이 필요없어져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는 이루려던 목표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이별하게 된다”라고 말하며 퍼블리와의 이별을 설명했다.
퍼블리는 2015년 설립된 이후, 컨텐츠 생산과 소비 문화를 혁신하려는 야심찬 목표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재웅 대표는 “컨텐츠의 생산과 소비하는 습관과 문화를 바꿔보자고 시작된 회사”라고 퍼블리의 초기 비전을 설명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방식으로 정말 사람들이 원하는 컨텐츠만을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도 디지털 형식에 맞게 짧은 시간동안 읽을 수 있는 컨텐츠 형식으로 만들어 모바일 폰에서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퍼블리는 대중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재웅 대표는 “우리 사회에 컨텐츠를 잘 생산할 수 있는 사람도, 돈을 내고 컨텐츠를 소비할 고객도 충분히 많지 않았고, 대중들에게 스스로도 잘 모르는 취향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끌어내거나 파악해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퍼블리는 ‘커리어리’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피봇)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구하고 이재웅 대표는 퍼블리의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퍼블리라는 서비스는 인수한 뉴닉에서 발전시키고, 커리어리는 이를 인수한 시소에서 더 발전시키겠지만, 퍼블리라는 회사는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컨텐츠 생산, 소비 습관, 문화를 바꾸고, 미디어 생태계를 새로 만들겠다고 과감하게 덤벼들었던 혁신기업 퍼블리가 걸어왔던 여정은 비록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도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방법을 찾고, 또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혁신을 위해선 없어선 안될 정신이다. 그것을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가장 효율적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열심히 실천해온 것은 분명한 박소령 퍼블리 대표를 비롯해서 그 생태계에 몸담았던 투자자들, 경영진들, 직원들, 고객들에게 경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MZ 대표 뉴스레터인 뉴닉은 퍼블리의 멤버십 사업부를 인수했다. 뉴닉은 이번 인수를 통해 지식정보 분야의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사업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뉴닉은 2018년 뉴스레터 서비스로 출범한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현재 약 11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커리어리는 시소에 매각된다. 9월 22일 아웃소싱 파트너십 솔루션 기업 시소가 개발자 커뮤니티 서비스인 커리어리 운영사 퍼블리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시소가 인수한 커리어리는 2019년 ‘한국의 링크드인’을 목표로 시작한 개발자 커뮤니티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