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퀴어문화축제’ 지연·축소 개최
- 경찰 측 "사전 제한 통보했고 장소 이탈은 집시법 위반"
[일요신문]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주최 측과 경찰 간의 마찰로 시작됐다. 지난해 경찰이 퀴어축제를 '보호해야 할 집회'로 보고 대구시와 유례없는 물리적 충돌까지 벌인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28일 오전 11시께 대구 경찰은 퀴어축제에 앞서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12번 출구 일대 도로 180m 통행 제한을 시작했다. 집회 신고 구역에는 경찰 버스, 순찰차, 경찰 안전 펜스 등이 들어섰다.
이날 현장에 입장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측이 크게 반발했다. 정당하게 집회 신고된 반월당네거리 일부 구간을 경찰이 막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전 제한을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찰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리 제한 통보를 했다"며 신고된 장소를 이탈하면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직위는 제한통보를 받지 못했고 집회 신고 구간도 경찰이 막았다는 주장이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 위원장은 "전날 자정까지 경찰은 계속 집회 관련 사항을 두고 말을 바꿨다. 집회 신고자는 나는 제한 통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일부 조직위 관계자는 안전 펜스를 밀며 강하게 항의했다. 실랑이는 30여 분 이어졌지만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직위는 매년 축제 개최 장소인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애초 집회를 신고했으나, 경찰은 차량 정체를 이유로 일부 차로 사용 제한을 조직위에 통보했다. 조직위는 경찰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지만 기각되면서 집회 장소는 반월당네거리 달구벌대로 일대로 변경했다.
한편 지난해 퀴어축제에선 대구시와 조직위가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무대를 설치하는 문제 등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청이 허가하지 않는 도로 점용은 불법이라고 판단하고 시 소속 공무원 500여 명을 동원해 주최 측과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