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북한군 러시아 파병’ 사실상 시인…파병 대가 연간 7200억 원, 가상자산 해킹 수입에도 못 미쳐
10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 기자로부터 북한군 러시아 파병 정황이 담긴 위성 사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위성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은 무엇인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북한과 무엇을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북한군 파병을 사실상 인정한 모양새다.
10월 25일엔 북한 당국도 나서 파병 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 파병과 같은)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하는 세력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유엔은 10월 24일 북한군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어느 편에서든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군사력이 추가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10월 25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만난 한미일 3국 국가안보실장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배치하고 그 병력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가능성에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파병은 명백한 확전”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에 ‘실질적 압박’을 가해달라”고 서방에 요구했다.
사실상 파병을 인정한 북한이 ‘용병 사업’으로 얻는 수익은 얼마일까. 시사저널 단독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러시아에 파병 대가로 1년간 7200억 원에 해당하는 달러를 받는다. “돈은 북한군이 아니라, 김정은이 수령하며 2025년엔 파병 규모가 3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시사저널은 보도했다.
일요신문과 만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이번 용병 파병으로 얻는 수익은 월남전과 비교하면 간단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월남전 당시 미국이 전 세계 GDP 4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압도적이었던 상황에서 한국이 파병을 했다. 적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 러시아의 전 세계 GDP 점유율은 2% 미만대다. 북한이 파병을 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총량이 그만큼 적을 것이라는 걸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북한군이 사실상 헐값으로 용병 생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소매치기로 확보한 금액이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연간 1조 원 규모 달러를 가상자산 해킹으로만 취득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관련기사 ‘김정은 별동대’ 2년간 2조원 E-소매치기…북한 해커들은 어떻게 암약했나).
그는 “북한은 1만 2000여 명을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7200억 원 정도를 수령한다고 가정하면, 북한군 목숨값이 코인만도 못한 것이 된다”면서 “그것도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로 불리는 폭풍군단 목숨값이 그렇게 저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