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검증 논란에 서울시당 공관위 “참고 목적” 설명…배현진은 당권파 연루 사건들 계기로 장악력 높여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공천 후보자들은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관위 면접에서 ‘장동혁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 신상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고 한다.
국민의힘 당권파 한 관계자는 “만약 지도부와 친하거나 지도부에 대해서 잘 알거나 협조하거나, 배현진 의원과 반대하는 (후보는) 다 날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당권파 관계자는 “(장동혁 지도부에) 적대적인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물어보면 (후보자들이) 공정하게 답변할 수 있나”며 “(서울시당 쪽에서) 지도부를 공격하고 서울시당에 충성 맹세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서울시당 공관위 핵심 관계자도 ‘지금 중앙당하고 서울시당하고 기조가 다르지 않느냐’ ‘노선이 다르다.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질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중앙당과 서울시당의 관계가 통상적이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당이 선거를 어느 노선으로 치러야 되느냐에 대한 논쟁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중도 확장 노선으로 가야 되느냐. 중앙당처럼 (윤 어게인) 노선으로 가야 되느냐. 후보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사상검증 아니냐’는 당권파 측 주장에 대해서 이 핵심 관계자는 “(당권파 측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되는지에 대한 참고 자료가 필요했다”며 “그러나 이것으로 무슨 점수를 매기거나 그러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는 장동혁 지도부와 배현진 서울시당 간 공천권 다툼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공천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단체장’을 중앙당 공관위가 공천하도록 정했다. 서울 강서·강남·송파가 이곳에 포함된다. ‘친한계’ 인사들이 당협위원장으로 포진한 지역이다. 송파을은 배 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갈등은 ‘배현진 윤리위 징계 논란’ 때 폭발했다. 2월 13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배 의원에 대해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배 의원이 자신을 비방한 이의 자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것이 아동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배 의원은 당 윤리위가 서울시당 공천권을 뺏기 위해 징계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3월 5일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3월 21일에는 “지지율 20%(한국갤럽) 미만 고착”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와 윤민우의 콜라보로 빼앗긴 후보들의 선거운동 기회, 한 달을 회복하기 위한 신속 공천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4월 4일에도 “서울 13%(한국갤럽). 선거보전도 못 할까 봐 후보들이 도통 나서지 않는다”며 “중앙당이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 5곳 중 1곳도 후보를 구하지 못해 서울시당에 SOS를 했습니다. 그건 13%의 주역인 장동혁 지도부가 책임지고 구하라”고 했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 장동혁 대표 때문에 선거가 힘들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장동혁 지도부 출범 그 순간부터 한동훈계는 공격하고 있다”며 “당원들이 선택한 당 대표다. 지지는 못해도 그렇게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끊임없이 붕괴시키려고 하는 게 너무 보인다. ‘선당후사’ 이런 게 너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당 공관위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 여론이 안 좋은 상황을 틈타 지도부를 붕괴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악력 높이는 배현진
배 의원은 서울시당 공천 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공관위 부위원장으로는 장진영 동작갑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클린공천지원단에는 김경진(동대문을)·함운경(마포을) 당협위원장이 속해 있다. 모두 친한계·비당권파로 분류된다. 단장은 친오세훈계 송주범 서대문을 당협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권파에 악재가 터졌다. 3월 17일 경찰은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이성심 국민의힘 관악구을 당협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지방선거 때 이 위원장이 공천을 목적으로 강민구 당시 관악갑 당협위원장에게 공천헌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다. 이 위원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공천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조 의원은 시의원 월 30만 원·구 의원 월 20만 원씩 ‘당협 운영비’ 명목으로 18개월간 정기적으로 금전 거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구 의원들에게 자신의 저서를100~150권씩 강제로 구매하게 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또한 시·구 의원들에게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회비 명목으로 모인 금액은 최근 전액 반환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책 구매와 관련해서도 공천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연계한 강요는 전혀 없었다. 공천은 정당의 공식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해명했다.

조정훈 의원과 이성심 위원장은 당권파로 분류된다. 조 의원은 2025년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배 의원과 경쟁했다. 배 의원이 징계받았을 때 차기 서울시당위원장으로 거론됐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 제명 찬성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관위는 관악을 산하 선거구 시·구의원을 전면 재공모하기로 했다. 이성심 위원장과의 공천 관련 협의는 잠정 중단됐다. 서울시당 클린공천지원단은 4월 4일 조 의원 공천 권한을 서울시당에 위임하도록 권고했다. 조 의원에게는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권고안도 의결됐다. 앞서의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조 의원 공천권에 대해서는 결론이 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의 당권파 관계자는 장동혁 지도부와 배현진 서울시당이 일종의 ‘내전’ 상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배 의원이) 당 대표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다. 서울시당 공관위는 당 대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 발언을 했던 사람들을 앉혔다”면서도 “그러나 지도부 지도력은 지금 많이 약화됐다. 조직 장악이 취약한 상태”라고 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