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인기 블랙박스 11종 모두 규격미달 ‘앞차 번호판도 가물가물’

[일요신문]

최근 인기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 11개 제품 가운데 KS규격기준을 모두 충족한 제품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과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진공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블랙박스 제품 11개에 대한 품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 KS규격기준 16개 항목 가운데 14개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이 5개 나왔으며 이 가운데 중국에서 제조된 저가제품도 2개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KS규격기준 항목 총 26개 가운데 소비자 불만 사례를 참고해 카메라 화소 수, 영상 데이터 저장 주기, 번호판 인식 성능 등 16개 항목을 추려 점검했다.

16개 중 15개 항목을 충족한 제품은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블랙클레어’, 피타소프트의 ‘블랙뷰 DR380G-HD’, 현대모비스의 ‘HDR-1700’ 등 3개였다.

큐알온텍의 ‘루카스 PRO LK-5900HD’, 아이트로닉스의 ‘아이패스 블랙 ITB-100HD’, 현대엠엔소프트의 ‘소프트맨R700’은 2개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이시웍스의 '에셜론R02'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10만 원 내외의 저가형 제품으로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에셜론R02'는 국내 유통 블랙박스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KC인증(전자파적합등록) 표시도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기존에는 전자파 기준을 제외한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 측면은 업체 자율 관리에 맡겨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며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블랙박스 제품에도 성능인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진공과 소시모는 우수 중기 제품 발굴과 판로 지원을 위해 공산품 품질비교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발표는 지난 9월 비비크림에 이어 두 번째다.

이우중 인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