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흥 회장 3연임 도전 반대…불출마 촉구
- 이 회장, 측근 인사 임명 문제 등 지적 끊이지 않아
- 체육회 사유화 막고 정상화할 마지막 기회…후보단일화 반드시 이뤄야
[일요신문] "스포츠공정위원회의 3연임 승인은 체육인의 마지막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이 6일 "이기흥 회장은 공정하지 못한 행정 절차와 측근 인사 임명에 대한 문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라며, 자신이 단식투쟁에 나섰던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박 전 회장은 "이 회장이 사유화한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끌어들여 정치가 스포츠에 관여했다는 왜곡된 정보를 IOC에 전달하고 있다"라며, "이 회장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어떠한 방법이라도 수용해 단일화에 가장 먼저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지난달 22일 대한체육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흥 회장의 3연임 도전을 반대하며 불출마를 촉구한다"라는 성명을 내고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 11일 만에 단식 중단…체육 관계자 등 단식투쟁 현장 격려 방문 이어져
지난달 25일 강신욱 명예교수는 박 전 회장 단식투쟁 현장을 격려 방문하며,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날 회동에서 박 전 회장과 강 명예교수는 이 회장의 3선 도전을 비판하며 이기흥 회장의 3선을 저지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
27일에는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박 전 회장을 방문해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진 의원은 "한 사람의 사익을 위해 백만 체육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이번 선거는 체육회의 사유화를 막고 정상화할 마지막 기회"라며, "이를 위해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기흥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까지 동원해 체육계를 흔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후 진 의원은 대한체육회 노조와 면담을 진행했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기흥 회장의 부정 채용 등 비위를 담은 서한을 IOC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에는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이 박 전 회장을 찾아 응원했다. 이날 강 회장은 "체육계 개혁을 바라는 결단으로 힘든 길을 선택한 체육계 후배의 의지와 열정에 공감한다"며, "이번 단식투쟁이 체육계의 변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과 박 전 회장은 체육회의 발전과 투명한 미래를 위해 다시 만날 날을 희망한다며 조만간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29일 박 전 회장의 단식투쟁 현장을 방문해 격려했는데, 안 전 시장은 박 전 회장과 이기흥 회장의 3연임 출마 가능성을 논의하며 체육계의 변화를 위해 후보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전 회장은 "3연임이 되면 종신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고, 안 전 시장은 "이기흥 회장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옥중출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 회장의 3연임을 막기 위해서는 후보단일화가 절실하다는 공통된 결론을 내렸다.
30일에는 한국체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박 전 회장 단식투쟁 현장을 방문해 격려했다. 한국체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장주호 전 한국체육회장 등 체육계 원로들이 결성한 단체로 체육계 원로들은 박 전 회장의 결단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체육계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같은날 저녁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전 국회의원도 현장을 방문해 체육계 개혁과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안 전 의원은 "올해 방송 출연도 줄이고 강의에만 전념하려 했지만 박 회장이 단식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힘을 보태고자 방문했다"라고 인사말을 건네며, "체육개혁을 이루기 위해 제도와 사람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현재 대한체육회 선거제도는 특정인을 위한 비민주적 방식"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가 사유회된 권력이 됐고, 이 회장의 3연임은 종신제의 서막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통해 3연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기흥 회장이 사유화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IOC를 이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IOC 선수 위원이 1일 단식 투쟁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박 전 회장은 "잘못된 것은 막아야 한다.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며 체육계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으며, 유 전 위원은 "이에 공감한다. 지금 대한체육회 문제는 한 사람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스포츠, 새로운 대한체육회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유 전 위원은 "함께 만들어 가자"고 하며 지지의 뜻을 전했다.
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국회의원이 박 전 회장을 찾아 박 전 회장에게 건강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라고 설득했다. 이 전 의원은 "메시지가 다 전달됐다. 이제 정리하고 밖에서 더 큰 외침을 하시라.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나가서 싸워라"고 당부했다.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은 "강신욱 명예교수부터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유승민 전 IOC 선수 위원 등 예비 후보들로부터 '이기흥 회장의 3선 도전은 잘못됐다'라는 같은 뜻을 확인했다"라며, "대한체육회의 미래와 개혁을 위해 후보단일화를 하겠다는 공감도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한편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치러진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온라인 기사 ( 2024.12.08 2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