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 위치에서 “경솔했다” 지적…침묵 사흘째, 언제쯤 입장 밝힐까
지난 12월 7일 임영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려견 시월이의 생일을 맞아 "우리 시월이 생일 축하해" 라는 글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날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해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와 촛불 집회가 열렸으며, 국회에서는 오후 5시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올리고 투표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상 온국민의 관심이 정치에 몰려있던 시기에 평온한 일상 글을 올린 그를 향해 크고 작은 비판이 일었다.
그러던 중 한 네티즌이 임영웅으로부터 받은 DM(다이렉트 메시지, 쪽지) 대화를 공개하면서 비판 여론에 더 큰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 시국에 뭐하냐"는 네티즌의 말에 "뭐요"라고 대답한 그는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번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는 지적에도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변했다는 게 해당 네티즌의 주장이다.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거부로 재석 의원 200명을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 자동 폐기됐다. 시위에 직접 참여한 이들은 물론 TV와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한 국민들, 그리고 연예인들 다수도 아쉬움과 분노를 토하고 있던 차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임영웅의 답변은 '톱가수'인 그의 위치에 비춰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자연스러운 일상을 누리는 것을 부정적인 뉘앙스로 지적하며 시비조의 DM을 보낸 상대방의 태도 역시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이에 대한 임영웅의 대응이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임영웅의 인스타그램에는 그를 성토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우리 시민들은 정치인이라서 이 추운날 길거리 나가 외치는 줄 아나?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이면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걱정해야 맞는다" "당신이 노래하고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들과 민주주의 덕분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팬들도 본인 응원봉 들고 추운 날씨에 목소리 내고 심지어 미성년자 아이돌도 목소리를 내는 판국에 '목소리를 왜 내요'? 진짜 레전드다"라며 비판했다. 임영웅의 팬이라고 밝힌 이들도 "좋아하는 가수지만 이번 만큼은 잘못했다. 책임있는 대처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초 해당 DM 대화 내용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처음 올라왔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임영웅과 소속사인 물고기뮤직 측이 "허위사실" 또는 "조작"이라는 공식입장을 내지않고, 취재진의 연락마저 사흘째 받지 않고 있어 임영웅이 보낸 DM이 맞다는 데 무게가 더욱 실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임영웅의 고향인 경기도 포천시가 임영웅을 포천시 홍보대사에서 해촉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포천시는 "홍보대사 임영웅의 해촉과 관련된 검토는 이뤄진 적 없으며 포천시가 해촉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기사는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임영웅은 12월 27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RE:CITAL]'을 연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