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교육과 학생 지원 시스템 등 우수성 입증
[일요신문] "교직원과 학생 모두의 헌신과 열정 덕분에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대구보건대(총장 남성희)가 치과기공사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 3개 부문 국가고시 전국 수석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대학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학생 지원 시스템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주인공은 치기공학과 손동혁(29)씨, 물리치료학과 배세환(41)씨, 임상병리학과 김이슬(32)씨.
손동혁씨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최근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305점 만점에 299점(98.03점/100점 환산 기준)을 획득, 전국 치기공학과 21개 대학에서 응시한 수험생 910명 중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손 씨의 대학생활 시작은 평범하지 않았다. 과거 2014년 경북대 전자공학부에 입학했던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민 끝에 2018년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 여러 분야에 도전하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프로그래밍 부트캠프,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창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손씨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부모님의 권유로 조금씩 치과기공사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다. 치기공학과는 개인사업자 설립 가능성, 해외 진출의 유리함,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성 등 안정적인 직업으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매력에 끌린 손씨는 2022년 대구보건대 치기공학과에 입학하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손동혁씨는 "치과 보철물의 신뢰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연구에 도전하고, 치기공 기술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세환씨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최근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260점 만점에 241점(93점/100점 환산 기준)을 획득, 전국 물리치료학과 83개 대학에서 응시한 수험생 5176명 중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배씨는 대구보건대에서의 대학생활 시작부터 화제가 된 인물이다. 대구보건대의 대표 학력유턴 학생으로 주경야독의 힘든 과정을 이겨 내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물리치료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학군단(ROTC) 임관해 중위로 전역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수료했다. 재학 기간 중 필드하키 선수로 활동하면서 플레잉 코치로도 선수들을 5년간 지도했다. 졸업 후에는 대학 교직원과 시간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틈이 날 때마다 배씨는 체육 분야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트레이닝 분야의 방대한 자료와 원서를 통해 개인적으로 공부에 쉼 없이 매진했고 희열을 느꼈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부상 이력과 통증이 모두 달랐다. 트레이닝 방법을 다르게 적용시켜 회복시키고 경기력을 향상 시키는 방법이 어려움과 동시에 한계에 부딪혔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저 없이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학과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입학 이후 그는 물리치료학만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배씨가 꼽는 물리치료학의 매력은 세분화 돼 있는 전공과 임상에서 다양하게 축적된 운동 처방 케이스를 꼽았다. 전공도 도수치료, 전기치료, 수치료, 정형외과 등 신경계까지 넓은 범위와 물리요법적 기능·재활훈련, 기계·기구를 이용한 물리요법적 치료, 도수치료, 도수근력(손근력)·관절가동범위 검사, 마사지, 물리요법적 치료에 필요한 기기·약품의 사용·관리, 신체 교정운동, 온열·전기·광선·수(水)치료 등 수많은 치료 방법에 지난 3년간 열정적으로 모두 흡수했다고 말했다.
배세환씨는"처음 입학했을 땐, 선수 재활에만 한정된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물리치료학을 직접 공부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임상경험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만성 통증을 겪는 환자나 신경계 질환 등 폭넓은 환자군에게 맞춤형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기술적 전문성과 인격적 성숙을 갖춘 물리치료사가 되겠다"고 전했다.
임상병리학과 김이슬씨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최근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280점 만점에 277점(98.9점/100점 환산 기준)을 획득, 전국 임상병리학과 51개 대학에서 응시한 수험생 2975명 중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그는 취업을 목표로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 바이오생명정보과를 졸업한 뒤, 실습처였던 포항공과대학교 부설 가속기연구소 단백질 구조 분석실의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김씨는 PCR과 유전자 클로닝 등 구조 분석 업무를 수행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하지만 연구 분야에 대한 열정 부족과 추가 학위 필요성에 대한 부담으로 스스로 괴리감을 느꼈다. 고민 끝에, 적성과 성향에 맞는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아르바이트, 고객상담 콜센터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19년 말 코로나(COVID-19)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며, 세상이 큰 전환점을 맞이했을 때, 김씨의 인생도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회상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진단의 핵심 검사를 수행하는 임상병리사 직종이 급부상했고, 임상병리라는 학문이 기존 전공에서 배웠던 분야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큰 흥미를 느꼈다. 김씨는 다시 한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 2022년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에 입학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김이슬씨는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임상병리사가 되고 싶다"며,"학과의 전공 심화 과정을 마치고 마이스터 전문기술 석사과정을 이수해 학술 지원 업무나 임상 실험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대구보건대가 고르게 높은 합격률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50여년이 넘는 보건 특성화대학으로 발전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과에서는 국가시험 출제현황을 분석하고, 학생 수준 맞춤형 특강을 하는 등 국시대비를 철저하게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학의 경우 타 대학보다 응시자가 작게는 2배에서 8배까지 많아 높은 합격률을 나타내기 힘들지만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편 대구보건대는 학생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과 교수학습원격지원센터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매년 우수한 국가고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05년 이후 전국 수석 23명을 배출했으며, 12월말까지 발표된 물리치료사 등 6개 부문에서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합격률을 기록했다.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은 8년 연속으로 작업치료사 국가시험에서 100% 합격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 대학 이정영 경영부총장은 "앞으로도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 중심의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을 국가 보건의료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