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인 묘사 충격, 작가 실제 의료 사고 피해자 가족…해당 의사 결국 기소, 의료시스템 개혁 논의 촉발도

놀라운 사실은 마쓰이가 과거 집도한 수술 중에도 환자가 사망하거나 혹은 중대한 후유장애를 초래한 사례가 최소 8건 이상 존재한다는 데 있다. 한 의사의 반복적인 의료과실과 일본 의료사고 조사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나면서 해당 사건은 단숨에 이슈의 중심이 됐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2023년 블로그에 연재된 만화 ‘신경외과의 다케다 군’의 실제 모티브가 된 사건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만화는 142화까지 연재되다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의료과실과 병원의 대응을 풍자적으로 그려내 연재 당시 “공포물보다 무섭다”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요 줄거리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젊은 신경외과의사 다케다 군이 지방의 공립병원에서 다양한 의료사고를 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례로, 한 환자가 수술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전신 마비를 입었으나 병원 측은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한다.

2023년 10월 이러한 소문에 분개한 마쓰이가 만화 작가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발신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도쿄지방법원이 이를 인정해 작가의 신원 정보가 공개되자 또 한 번 파문이 일었다. 다름 아니라 마쓰이가 일으킨 의료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피해자의 가족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실제 의료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만화를 그렸으며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리고자 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만화로 인해 의사의 사회적 평가가 일정 정도 저하될 수는 있어도 표현의 자유와 공익을 고려할 때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에 의하면, 작가는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음을 확인받기 위해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한다.
2024년 11월에는 NHK의 시사프로그램 ‘클로즈업현대’가 마쓰이의 의료사고를 본격적으로 다뤄 사회적 관심을 높였다. 마쓰이가 수술 중 드릴로 신경을 절단하는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되자 공분을 샀고, 결국 마쓰이는 2024년 12월 27일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됐다.

이후 마쓰이는 이세이카이병원에서도 쫓겨나 2023년 6월부터 스이타도쿠슈카이병원의 응급실로 근무처를 옮겼다. 기소된 후에는 병원 측으로부터 자택대기명령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사를 계속 채용한 것과 관련해, 주간겐다이는 “낙후된 지역 병원의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마쓰이에 대한 재판은 오는 5월 14일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일련의 사건으로 만화 ‘신경외과의 다케다 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의료사고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채 사건의 기억이 풍화되면, 새로운 희생자가 또다시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며 “어떻게든 이 문제를 사회에 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만화는 단순 오락을 넘어 일본 의료계의 병폐를 재조명하고, 의료사고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의료과실에 대한 책임과 병원의 대응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정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대한 의료사고’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이로 인해 보고 여부를 병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명백한 과실이 있어도 형사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아 피해자 입장에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게 처리돼 납득하지 못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일본의 의료사고 피해자 단체와 의료윤리 전문가들은 투명성 제고를 촉구하며 “더 강력한 외부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만화가 쏘아올린 사회 고발이 일본 의료 시스템의 실질적인 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