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컴’ 대표 횡령 이유로 계약해지·폐업, 경찰은 무혐의 처분…티맵 “결론 아직 안나, 이의 신청 검토 중”

첨예한 진실 공방에서 피플컴이 먼저 판정승을 거뒀다. 티맵모빌리티가 김정태 피플컴 대표를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은 지난 3월 13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김정태 피플컴 대표의 횡령이 양사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던 티맵모빌리티 측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지난 4월 22일 일요신문과 만난 김정태 피플컴 대표는 “티맵모빌리티는 피플컴과 계약을 부당하게 해지하기 위해 횡령이라는 이유를 만들어냈다”며 “경찰 조사를 20여 차례 받은 끝에 횡령 의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내 삶은 이미 완전히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인 통장도 가압류돼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아들이 넷인데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이라며 “대기업이 이렇게 악질적으로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김정태 피플컴 대표는 발렛파킹 업계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2002년 발렛파킹 일을 시작했다. 2015년엔 발렛파킹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솔버’를 출시했다. 2019년 피플컴을 설립, 자체 개발 플랫폼을 통해 서울 강남 지역에서 발렛파킹 서비스를 운영했다.
피플컴은 티맵모빌리티와 2022년 초 발렛파킹 서비스 운영대행 업무계약을 맺었다. 피플컴은 티맵모빌리티 발렛파킹 서비스 현장 운영을 맡았다. 발렛파킹 서비스 매출은 티맵모빌리티가 가져가고, 피플컴은 티맵모빌리티로부터 운영대행비를 받아 발렛파킹 기사 인건비와 현장 운영비용 등을 충당하는 구조였다.
양사가 협력한 사업은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티맵 발렛파킹 서비스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정태 피플컴 대표에 따르면 티맵 발렛파킹 월 매출은 2022년 4월 1억 5000만 원에서 2022년 5월 2억 8000만 원, 2022년 6월 7억 2000만원, 2022년 7월 9억 7000만 원, 2022년 8월 10억 6000만 원, 2022년 9월 12억 원 등으로 급증했다. 티맵모빌리티는 2023년 실적 발표 보도자료에서 매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발렛파킹 사업을 꼽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발렛파킹 매출이 급증하면서 티맵모빌리티와 피플컴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피플컴은 매출 상승에 걸맞은 운영대행비 인상을 요구했다. 김정태 피플컴 대표는 “노동집약적일 뿐만 아니라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발렛 사업 특성상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력과 공간 유지, 관리 비용 등이 더 많이 소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티맵모빌리티는 2022년 네 차례에 걸쳐 운영대행비를 인상했다. 그러나 갈등은 계속됐다. 피플컴은 운영대행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티맵모빌리티는 난색을 보였다. 티맵모빌리티는 매출 성장을 이어왔지만 흑자를 낸 적은 없다.
평행선은 달리던 양측은 합의점을 찾는 듯했다. 티맵모빌리티 부사장은 2023년 10월 피플컴에 보낸 공문에서 “당사는 피플컴의 사업적 역량과 발렛 사업 서비스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 피플컴에 대한 투자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며 “투자 진행은 2023년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본 투자가 최종 성사되지 않을 경우 향후 운영 정상화를 위해 운영대행료 기준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플컴에 대한 티맵모빌리티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측 갈등이 다시 격화한 끝에 티맵모빌리티는 2023년 12월 피플컴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다. 이후 법적 분쟁이 이어졌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김 대표는 전혀 근거 없이 운영대행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금액이었다”며 “김 대표가 회사 돈을 발렛 사업 운영에 안 쓰고 다른 곳에 유용하니 돈이 부족했던 거다. 매출이 늘어나서 운영비가 부족했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김정태 대표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에 따른 손해액 150억 원 지급을 요구하는 하도급 분쟁 조정을 2024년 8월 공정거래조정원에 신청했다. 김 대표는 “티맵모빌리티는 운영대행비를 현실화하는 대신 고비만 넘기면 큰 투자를 유치해줄 것처럼 기망했다”며 “피플컴으로서는 발렛 사업 매출이 증가할수록 운영비 증대로 인한 막대한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도급 분쟁 조정 신청서에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티맵모빌리티는 2023년 11월경부터 피플컴 핵심 임직원 30여 명을 회유해 신규 법인 A 사로 이직하게 했다”며 “해당 임직원은 피플컴의 운영 노하우 등 자료를 모두 탈취했다. 이를 계기로 피플컴 사업은 사실상 마비됐다. 티맵모빌리티는 피플컴을 대체할 업체로 설립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A 사를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횡령 의혹에 대해 “티맵모빌리티가 문제 삼는 횡령 금액은 사비로 회사에 투입한 돈을 일부 반제(변제를 의미하는 회계 용어)받은 것”이라며 “다양한 발렛 영업 현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했다. 피플컴 회사 자금이 거의 없어서 사비로 인수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내가 피플컴 회사에 넣은 돈이 가져온 돈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벌이는 진실 공방 승자는 피플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태 피플컴 대표가 횡령과 명예훼손 등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티맵모빌리티 측은 진실 공방을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김정태 대표 횡령 의혹 무혐의에 대해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다. 이의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4월 21일 말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내용은 검찰에 송부돼 90일간 검토 과정을 거친다. 검찰은 불송치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경찰에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재수사 요청을 한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티맵모빌리티는 김 대표의 횡령 금액을 회수하겠다며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민사소송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받아야 할 돈이 남은 건 티맵이 아니라 피플컴”이라며 “반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