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돌아이’ 아이돌판 가요계 강타
▲ 니가 챔피언 국제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망의 유튜브 10억뷰를 돌파하는 등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은숙 기자 |
“나도 잘 모르겠다.”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호령한 가수 싸이가 지난 9월 말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속내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발표할 때 이 노래가 2012년 한국을 대표하는 노래가 될지, K-POP의 새 장을 열게 될지, 싸이를 월드스타 반열에 올려놓게 될지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의도한 바도 없고 노림수도 없었다”는 싸이의 말처럼 ‘강남스타일’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기를 모으며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숱한 한류 스타들이 스스로 ‘월드 스타’라 칭했지만 싸이만큼은 남들이 먼저 ‘월드 스타’라 부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군대에 두 번 다녀온 지독히도 운 나쁜 남자였던 싸이는 숱한 역경을 딛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놀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 됐다.
두번째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싸이가 다시 올라 선 무대는 두려운 존재였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그를 옥죄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싸이는 두 명의 멘토에게 기댔다. 공연을 열 때는 김장훈의 손을 잡았고, 보다 안정적인 음악 활동을 지원받기 위해 양현석이 이끄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발표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김장훈과 양현석에게 각각 공연과 음악적인 부분에서 보호를 받았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강남스타일’은 싸이가 직접 작곡했고 뮤직비디오도 손수 만들었다. 때문에 YG엔터테인먼트가 오히려 일방적인 수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강남스타일’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YG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삽시간에 전 세계 팬들에게 퍼져 나갔다. 빅뱅 2NE1 세븐 등을 키우며 글로벌 지지 기반을 확보한 YG엔터테인먼트의 유통 전략이 있었기에 ‘강남스타일’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싸이는 “YG와 계약 후 수혜를 입었다. 특히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평가해주는 사람(양현석)이 생겼다”며 “향후에도 양현석의 관리 감독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속에서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멋져 보이려 애쓰기보다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싸이의 스타일이다. 데뷔곡 ‘새’로 ‘엽기가수’라 불리며 단박에 이름을 알린 싸이는 “‘새’에 이어 요즘의 트렌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른 끝에 ‘강남스타일’이 탄생했다”며 “나는 주소지만 강남일 뿐 무엇하나 강남스럽지 않다. 강남스타일 같지 않은 남자가 강남스타일을 외치니 재미있는 거다”고 설명했다.
잘생기지도, 멋지지도 않은 정체불명의 동양인 남자가 보여주는 도발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에는 유머가 넘친다. 감탄이 나오진 않지만 웃음이 흐른다.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지만 멜로디가 흥겹고 춤이 신난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노라면 같이 놀고 싶어진다. 노는 문화가 한국보다 더 개방적인 서양의 팬들은 말춤을 추기 시작했고, 어눌한 발음으로 ‘강남스타일’을 외쳤다. ‘강남스타일’이 ‘글로벌스타일’로 탈바꿈되는 순간이었다.
재기발랄한 뮤직비디오가 싸이를 전 세계에 알렸지만, 이 기회를 발판삼아 월드 스타로 도약한 것은 전적으로 싸이의 힘이었다. 해외 무대에서 러브콜이 잇따르자 싸이는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9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2 MTV VMA’에 시상자로 등장한 싸이는 말춤을 추며 무대에 오른 후 한국어로 “기분 좋고 행복하다. 이 무대에서 한 번쯤은 한국말을 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죽이지?”라고 당차게 외쳤다. 물론 객석에는 싸이의 말을 알아듣는 이가 없었지만 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동양의 한 가수에 더 큰 호기심을 갖게 됐다. 뮤직비디오 속 캐릭터가 현실 속 싸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한 장면(왼쪽)과 9월 기자회견 모습.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어느 무대에서 누구와 만나도 싸이는 작아지지 않았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 MC해머,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같은 거물들과 격없이 어우러져 말춤을 췄고,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의 멤버이자 유명 프로듀서인 윌아이엠과 만날 때는 “소주를 가져가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예의와 양보가 중시되는 한국의 문화와 달리 서양에서는 자기 PR이 중요하다. 겸손함이 자칫 자신 없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싸이는 특유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물론 그 저변에는 싸이의 놀라운 영어 실력이 깔려 있다. 미국에서 음악 공부를 한 싸이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없다. 세계가 그를 필요로 할 때 통역 없이 토크쇼에 나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에 싸이가 설 수 있는 무대는 더 많아졌다. 준비된 월드 스타였던 셈이다.
싸이의 인기는 아이돌 일색이었던 국내 가요계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싸이는 소녀시대의 기록을 깨고 KBS 2TV <뮤직뱅크>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요한 것은 해외 체류 중인 싸이가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가요 매니지먼트 대표는 “방송 출연 및 활동 점수가 높은 아이들이 득세하던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얼굴조차 비치지 않는 싸이가 1위를 석권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아이돌 일변도였던 음악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말했다.
물론 싸이가 가진 약점은 있다.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메인 차트 1위 고지를 밟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 ‘강남스타일’은 음악적 완성도가 높거나 싸이의 빼어난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은 아니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에 따라 하기 쉬운 안무, 여기에 싸이만의 강한 캐릭터가 혼합돼 고급 음악보다는 철저히 대중적인 보급형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임팩트 강한 캐릭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순식간에 뇌리에 인식되며 대중에게 기억되지만 그만큼 대중이 쉽게 싫증을 느낄 수도 있다. 그의 강한 캐릭터는 향후 또 다른 곡을 발표하고 활동할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강남스타일’과 차별화되면서도 더 뛰어난 곡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강남스타일’과 동떨어진 스타일로 등장하면 이질감을 느낀 팬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크다. 중독성 강한 춤과 멜로디를 가진 ‘마카레나’로 빌보드 메인 차트 1위에 오른 스페인 그룹 로스 델 리오가 ‘원히트 원더(One-hit wonder. 한 개의 싱글만 흥행을 거둔 가수)’로 잊힌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 지난 10월 서울시청 광장에서 무료공연을 펼친 싸이. 앵콜무대에서 윗옷을 벗고 말춤을 추는 등 열정을 불태웠다. 박은숙 기자 |
하지만 마냥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해외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싸이는 국내에서는 충분히 인정받은 싱어송라이터다. 데뷔 초기 ‘엽기가수’로만 불렸던 그가 10년 넘게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탄탄한 음악성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싸이는 공연에 능한 라이브형 가수다. 그는 세계 곳곳을 돌며 광장 강당 콘서트홀을 가리지 않고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뮤직비디오 속 싸이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싸이의 활동 영역을 미국 시장에 국한할 필요도 없다. 월드 스타로서 그의 기반은 미국에서 닦았지만 싸이는 이후 전 세계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활동 영역을 보다 다변화시킨다면 트렌드 변화가 빠른 미국에서는 잊히더라도 유럽 남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돌 가수들로 시작된 K-POP 붐도 싸이로선 반갑다. K-POP의 한층 넓어진 저변은 싸이의 든든한 배경이다. 그가 독불장군처럼 동분서주하지 않아도 다양한 아이돌 가수들의 활동으로 인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에 싸이와 함께 출연한 그룹 포미닛의 멤버 현아 역시 해외 시장에서 각광받았듯 싸이와 아이돌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꺼내 들 만한 카드다. 치열한 경쟁 구도를 벌이고 있는 여타 아이돌 가수들과 달리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이는 싸이의 대항마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싸이의 향후 전망이 밝은 이유다.
보다 장기적인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싸이는 국내 첫 프리미어리거였던 박지성의 행보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박지성은 지난해 한국과 영국의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누적과 고질적인 부상을 우려해 국가대표를 은퇴했다. 싸이 역시 해외활동 타진을 위해 미국을 두 차례 방문하며 물리적 거리를 실감했을 것이다.
지난달 25일 10년간 동고동락한 매니저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싸이가 극비리에 귀국해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우려를 사기도 했다. 소속사 측은 “단순한 건강 확인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잦은 해외 활동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몸 상태가 악화돼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기 힘들어질 수 있다. 때문에 싸이가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디테일한 장기 플랜이 필요하다.
‘강남스타일’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7월. 그리고 불과 5개월 만에 싸이는 전 세계 음악팬들이 아는 글로벌 뮤지션이 됐다. 이달 초에는 ‘강남스타일’의 가사인 ‘오빤 강남스타일’이 미국 예일대가 선정한 ‘올해의 말’ 9위에 꼽히기도 했다. 여전히 숱한 외국인들은 ‘오빠’와 ‘강남스타일’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되뇌고 있다. 그들에게 두 단어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다만 그 단어가 입에 착착 감기고 멜로디가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싸이가 월드 스타도 우뚝 선 것처럼 말이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
‘롯폰기스타일’로 일본 갈 뻔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 냉각 일본 진출도 차질… 그 사이 미국서 ‘강남스타일’ 초대박
싸이의 성공 이후 ‘강남스타일’의 영어 버전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싸이는 지난 9월 MTV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 영어버전을 낼 생각이 없다”며 “지금까지 봐준 1억 6000만 명(인터뷰 당시 기준)을 혼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싸이는 이어 “내 생각에 이 노래는 언어적 측면이 아니라 댄스나 사운드 등 비언어적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싸이가 처음부터 한국어 활동을 고집한 건 아니었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담긴 정규 6집을 발매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롯폰기스타일’로 번안해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롯폰기가 일본의 패션과 유행의 일번지인 것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독도 문제가 불어지고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싸이의 일본 진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당초 9월에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었으나 늦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사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싸이와 YG엔터테인먼트는 어느 나라를 가도 한국어로 부른 ‘강남스타일’로 활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일 관계 악화가 싸이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뜻도 모른 채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다. 자칫 일본어로 번안한 ‘롯폰기스타일’이 나왔다면 싸이의 성공이 퇴색될 뻔했다”고 말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 냉각 일본 진출도 차질… 그 사이 미국서 ‘강남스타일’ 초대박
싸이의 성공 이후 ‘강남스타일’의 영어 버전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싸이는 지난 9월 MTV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 영어버전을 낼 생각이 없다”며 “지금까지 봐준 1억 6000만 명(인터뷰 당시 기준)을 혼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싸이는 이어 “내 생각에 이 노래는 언어적 측면이 아니라 댄스나 사운드 등 비언어적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싸이가 처음부터 한국어 활동을 고집한 건 아니었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담긴 정규 6집을 발매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롯폰기스타일’로 번안해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롯폰기가 일본의 패션과 유행의 일번지인 것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독도 문제가 불어지고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싸이의 일본 진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당초 9월에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었으나 늦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사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싸이와 YG엔터테인먼트는 어느 나라를 가도 한국어로 부른 ‘강남스타일’로 활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일 관계 악화가 싸이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뜻도 모른 채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다. 자칫 일본어로 번안한 ‘롯폰기스타일’이 나왔다면 싸이의 성공이 퇴색될 뻔했다”고 말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
싸이 열풍 누가 배 아플까
한쪽선 ‘빌보드 1위만은 안되라 안되라~’
햇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전 세계 음악팬이 싸이에 열광하는 동안 마냥 함께 즐길 수만은 없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돌 그룹을 앞세워 K-POP 시장을 선도해오던 다수 연예기획사들의 이야기다.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 비스트 JYJ 등이 끊임없이 해외 시장을 노크해왔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빌보드 1위. 아직 한국 가수가 밟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다.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 최초 진입하고 소녀시대가 각종 미국 토크쇼를 강타할 때만 해도 아이돌 가수 중 누군가가 빌보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싸이라는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싸이는 파죽지세로 빌보드 2위까지 올라섰고 세계적인 팝그룹 마룬파이브와 1위 자리를 놓고 다퉜다. 당시 한 유명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솔직하게 말해서 1위는 하지 않길 바란다”며 “빌보드 1위 자리만 바라보고 10년간 준비해왔다. 지금 싸이가 1위를 차지한다면 목표가 상실된다”고 토로했다.
결국 싸이는 정상은 밟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아쉬워했지만 누군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관계자는 “싸이를 응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싸이를 경쟁상대로 삼아야 하는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는 그를 넘을 수 있는 한 자리가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숱한 K-POP 가수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면 한국 음악시장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
한쪽선 ‘빌보드 1위만은 안되라 안되라~’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 비스트 JYJ 등이 끊임없이 해외 시장을 노크해왔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빌보드 1위. 아직 한국 가수가 밟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다.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 최초 진입하고 소녀시대가 각종 미국 토크쇼를 강타할 때만 해도 아이돌 가수 중 누군가가 빌보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싸이라는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싸이는 파죽지세로 빌보드 2위까지 올라섰고 세계적인 팝그룹 마룬파이브와 1위 자리를 놓고 다퉜다. 당시 한 유명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솔직하게 말해서 1위는 하지 않길 바란다”며 “빌보드 1위 자리만 바라보고 10년간 준비해왔다. 지금 싸이가 1위를 차지한다면 목표가 상실된다”고 토로했다.
결국 싸이는 정상은 밟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아쉬워했지만 누군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관계자는 “싸이를 응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싸이를 경쟁상대로 삼아야 하는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는 그를 넘을 수 있는 한 자리가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숱한 K-POP 가수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면 한국 음악시장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