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판타지 액션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스크린 데뷔…넷플 ‘케데헌’으로 글로벌 인기까지 양손에

7월 23일 개봉하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돼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린 판타지 액션 영화다.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웹소설(작가 싱숑)을 원작으로 한다.
안효섭이 연기한 김독자는 10여 년간 혼자만 읽어온 소설을 매일 곱씹어 가며 다시 읽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밋밋하고 평범한 20대 남성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소설을 읽으며 하루하루를 쳇바퀴 굴리듯 살아온 그는 어느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면서 유일하게 세계의 결말을 아는 ‘비범한 인물’이 된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세계의 변화와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인물들의 미래를 알고 있는, 말 그대로 ‘전지적인’ 김독자가 멸망이 예정된 세계를 어떻게 구해낼 수 있을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저는 ‘모두가 김독자가 될 수 있다. 이 두 시간 안에서만큼은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관객분들이 독자에게 탑승하지 못한다면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최대한, 지극히 튀지 않고 심심한 모습의 독자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를 통해서 회사 생활에 지치고, 지하철 인파 속에 끼이고, 반복되는 일상에 익숙해져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죠.”

“사실 판타지 장르다 보니 저도 소설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런데 순차적으로 촬영하면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사건을 하나씩 경험해 보니 자연스럽게 세계 안으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스스로에게서 이 멸망하는 세계를 꼭 구해내야 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때도 있었죠. ‘이 모든 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하다 보니 나중엔 체력보다 정신적으로 좀 힘들더라고요(웃음).”
설정이 설정이다 보니 배우의 연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CG’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일부 세트장을 제외하면 배경부터 상대까지 대부분 CG였던 촬영 현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아찔함을 느꼈던 배우는 비단 안효섭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거나 칼을 휘두를 때마다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지 않았냐는 질문에 안효섭은 “초반엔 진짜 그랬다”며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이내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처음 찍을 땐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이걸 믿지 못하면 도대체 어떻게 관객 분들을 설득시킬 건데?’ 그 생각을 하고 난 뒤에는 정말 굉장히 몰입해서 연기하게 됐어요. 진심으로 이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으면서요. 그때부터는 웃을 새도 없었죠. 제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으니까요.”

“일단 너무 반가웠죠. 형이 먼저 스스럼없이, 마치 어제 본 것처럼 ‘밥 먹었어?’하고 다가와 주신 게 정말 편하고 좋았거든요. 제가 어릴 때부터 형의 작품을 보면서 자랐어요. 제게 있어서 형은 정말 ‘나의 연예인’이었던 거죠. 아마 독자한테 유중혁도 그런 존재였을 거예요. 나의 영웅, 내가 되고 싶은 아이돌.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 보니 제가 독자를 연기하며 유중혁을 바라볼 때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던 것 같아요. 이런 얘기 형한테도 많이 해드렸어요, 너무 좋다고(웃음).”
‘대선배’이자 ‘연예인의 연예인’인 이민호가 압도적인 글로벌 인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은 안효섭 역시 최근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K-POP) 데몬 헌터스’의 남주인공 진우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그는 무려 한 달이 넘도록 팬들의 전혀 식지 않는 열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며 후속작 논의도 오가는 가운데, 블록버스터 스크린 데뷔에 이어 글로벌 초인기 작품의 후속편에까지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배우 안효섭에게 있어 이보다 더 큰 결실은 없을 것이다.
“사실 얼떨떨해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출연을 결정한 것도 작품이 재미있어 보여서 그랬던 거지 이게 어떤 프로젝트고, 글로벌하게 어떻게 될 거란 건 전혀 몰랐거든요. 그저 ‘진우 멋있다, 대본 재밌네’ 이런 생각이었는데…. 팬 분들이 진우의 제사도 지내주신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 사진을 봤는데 재미있고 신기하더라고요(웃음).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시지만 저는 전혀 욕심이 없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작품만으로 저도 시청자로서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그것으로 만족했으니까요. 이걸 통해서 욕심을 부리고 싶다, 더 얻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나도 없어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