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취소에 신뢰 하락…“K-팝 인기 예전만 못한 게 원인” 얘기 항간에서 조심스레 나와


7월 11일 지드래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오는 8월 2일로 예정됐던 월드투어 ‘위버맨쉬’ 공연이 연기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례적이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으로 인한 환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외 공연장인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의 특성상 이뤄진 조치다.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와 대중의 생각은 다르다. 대표적 휴양 도시이자 열대 기후에 속하는 태국에서 공연을 진행하면서 ‘폭염 때문에’ 공연을 취소한다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기후 위기 속에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 시기 태국 내 다른 행사들이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지드래곤 공연만 유독 이 같은 우려를 표했다는 것도 설득력이 높진 않다.
지드래곤의 태국 콘서트는 티켓 예매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불 절차 등은 따로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당초 취소 공지를 하면서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드래곤을 기다리던 태국팬들의 실망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취소 사례가 나왔다. 가수 보아가 8월 말 진행하기로 했던 단독 콘서트를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7월 15일 “보아는 최근 심해진 무릎 통증으로 인해 방문한 병원으로부터 급성 골괴사를 진단받았으며, 의료진 소견에 따라 수술을 결정했다”면서 불가피하게 콘서트를 취소하게 됐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취소 사유가 제시됐다. 사실 여부를 임의로 파악하긴 어렵다. 하지만 신뢰 하락의 문제는 명백하게 남았다.
지드래곤은 지난 3월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고양종합운동장 공연을 열며 70여 분 지연 시작했다. 그때도 돌풍 등 기상 상황을 공연 시작이 늦어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체감 온도가 영하권이었기 때문에 불편함은 고스란히 관객들의 몫으로 남았다.
막연히 ‘날씨 탓’만 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연 준비에 앞서 제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안전 상황도 미리 대비하지 못한 소속사나 공연기획사의 미숙한 대응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좀 더 냉정히 이야기하자면, 대성 측이 말한 예기치 못한 기술 관련 사유도 공연 발표와 티켓 판매 전 미리 점검하지 못했다는 뜻이고, 보아는 공연을 앞두고 몸 관리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항간에는 “K-팝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K-팝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스타들이 앞 다투어 해외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지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티켓 값을 무리하게 높게 책정되고, 필요 이상으로 큰 공연장을 잡는다는 우려도 적잖다. 1회당 1만 명을 모을 수 있는 것도 대단한데, 욕심 내서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을 잡을 경우 티켓 판매가 50%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하지 못해 공연장을 급히 바꾸거나, ‘텅텅콘’(텅텅 빈 공연장)을 우려해 공연을 취소한 사례도 있었다.
분명 K-팝은 요즘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가대표급 콘텐츠다. 하지만 대중은 항상 쉽게 싫증을 느끼고, 한번 돌아선 민심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를 고려할 때 K-팝 공연 진행 과정에서 반복적인 취소는 K-팝 시장에 켜진 적신호일 수밖에 없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