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이익 예상치 웃돌지만 증권사 보수적 평가…렌털 승부수 던졌지만 결국 유료방송·알뜰폰이 관건

LG그룹이 헬로비전을 품을 당시에도 “케이블 방송 사업은 사양산업”이라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익을 창출한다고 보고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고자 인수에 나섰다.
LG그룹은 인수합병(M&A)한 기업에 ‘LG’란 브랜드명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부그룹에서 인수한 팜한농이나 판토스(현 LX판토스)에도 LG를 허락하지 않았다. 반면 LG헬로비전은 인수와 동시에 사명 변경을 진행했는데, 그만큼 LG헬로비전이 그룹 내부에서 기대가 높았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유료방송 사업의 부진이 당시 예측보다도 훨씬 가팔라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영업익 전년비 42% 급증
LG헬로비전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이 354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9% 늘었고, 영업이익이 41.7% 증가한 105억 원에 달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예측한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86억 원이다. 증권가 예상치를 22% 웃돌았다. 통신 담당 연구원 중 일부는 “LG그룹에 편입된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LG헬로비전의 실적 호조는 지난해 부진과 대비된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순손실이 1000억 원을 웃돌았다. 유형자산손상차손을 992억 원, 무형자산손상차손을 69억 원, 영업권 손상차손을 245억 원 반영한 영향이다.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을 인수할 당시 비싸게 산 값을 영업권 손상차손 형태로 손실 반영하고, 그동안 갖고 있던 자산 가치도 현실화한 것이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2분기 실적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이지만, 전문가들은 LG헬로비전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LG헬로비전은 2분기 MVNO 매출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40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SK텔레콤 해킹 여파로 번호이동 가입자가 늘어난 덕분인데, 일각에서는 기대보다는 미흡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헬로비전은 SK텔레콤 계열 알뜰폰도 취급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를 기반으로 한 알뜰폰 사업을 주로 한다. 증권가에서는 상장한 알뜰폰 업체 중 가장 많은 신규 유입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 주식 전문 텔레그램 채널에서 최대 100만 명 신규 가입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2000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7월 4일 SK텔레콤 제재가 나온 뒤 한때 3535원까지 올랐을 정도다.
다만 실제 실적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LG헬로비전의 무선통신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75만 명 정도인데, 최근 100만 명을 조금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렌털 사업과 기타 사업(서울 교육청 스마트 단말 판매)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렌털 매출은 44.7% 증가했고, 사실상 처음 개시한 기타 사업은 9113.6% 급증했다.
#알뜰폰 실적 3분기엔 꺾일 듯
증권사 연구원들은 LG헬로비전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지는 않았다. LG헬로비전은 기업 사이즈가 있다 보니 커버하는 증권사는 많지만, 대체로 보수적인 투자 의견을 내놓고 있다. SK증권과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투자의견 중립(보유)을 제시하고 있다. 매수 의견을 제시한 곳은 KB증권 정도밖에 없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의견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2분기 실적을 주도한 사업 부문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회성이거나,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로 알뜰폰 사업은 1~2분기 성적이 기대치를 밑돌뿐더러 3분기 이후에는 오히려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떠난 고객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1등 프리미엄’이 되살아나 다시 SK텔레콤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매출이 폭증한 기타 사업의 경우 사업의 영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요인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교육청 스마트 단말 판매 매출이 발생하긴 했는데, 매출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점도 문제지만 발주처 사정에 따른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점이 단점으로 인식된다. 당장 상반기에 매출 인식 완료로 하반기는 수주 잔고 부족에 따른 매출 공백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나마 미래 걸어볼 만한 렌털사업
결국 본업인 유료방송 사업이 잘돼야 한다는 것이 증권사 연구원들의 공통된 견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헬로비전에 대해 사업 다각화와 비용 효율화로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밝히면서도 “주력 사업인 유료방송의 턴어라운드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투자의견 보유(홀드)를 유지했다.
현실적으로 유료방송 사업이 턴어라운드하기는 쉽지 않다. 업계는 요금제부터 방송 허가, 광고 심의 등을 전폭적으로 풀어줘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익성을 포기할 수 없어 규제 완화에 대해 큰 틀에서는 동감하면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LG헬로비전이 렌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사실상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본다. LG헬로비전은 생활가전으로 시작해 올해 들어 뷰티, 헬스, 스마트홈 등 신수요 가전으로 렌털 품목을 확대했다. 다양한 렌털 품목을 취급하고자 부동산 플랫폼 ‘직방’과 스마트홈 렌털 사업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당 플랫폼 전용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케이블 방송을 사용하는 고객이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전용 상품도 출시했다.
다만 렌털 또한 후발주자인 탓에 영업이익 기여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상황의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렌털에 뛰어들고 있다 보니 수익성은 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LG헬로비전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5위 렌털업체로 올라설 계획임을 밝혔다”면서 “다만 이익 기여도는 높지 않아 증권가에서는 유료방송 사업과 알뜰폰 성적표에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