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 등 3사 나란히 기술중립 서비스 출시…수익구조 붕괴 속 과도한 방발기금 등 업계 볼멘소리
#고객 이탈 막으려는 전략
지난 7월 15일 kt HCN은 IP 기반 기술중립 서비스 ‘아이핏 티비 에이치(ipit TV_H)’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LG·SK·KT 계열 케이블TV 3사가 모두 기술중립성 제도를 토대로 IP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앞서 2023년 5월 SK브로드밴드는 IP 기반 상품인 ‘B tv 팝’을 출시했다. 2024년 4월 LG헬로비전은 IP 기반 상품 ‘헬로tv 프로(Pro)’를 내놓았다. 전국 90개 케이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 LG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는 각각 23개, kt HCN은 8개의 법인을 지배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다. 개별 SO 중에선 서경방송이 2023년 12월에 IP 기반 서비스를 내놓았다.

MSO 한 관계자는 “IP 방식은 (신규 콘텐츠 수용 등) 규제에서도 (RF 방식보다) 유연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AI(인공지능)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서라도 기술중립성 제도를 활용해 IP 기반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업계는 각 사의 IP 기반 기술중립 서비스가 기존 IPTV 상품 대비 요금은 저렴하면서 IPTV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갖췄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kt HCN에 따르면 아이핏 티비 에이치는 IP 기반 기술을 활용해 기존 케이블TV 대비 화질이 2배 향상됐으며 채널 전환 속도가 30% 빠르다. AI를 활용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찾는 음성 검색 기능과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홈 화면 구성도 추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기술중립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 15만 6153명에서 지난해 12월 25만 8045명으로 늘었다. 앞서의 MSO 관계자는 “(IP 기반 서비스 출시는) 기존 케이블TV 고객의 이탈을 막으려는 목적이 크다”며 “양방향 VOD(주문형비디오)나 부가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겐 기존 상품에서 IP 기반 상품으로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빨리 IP 기반 기술중립 서비스를 출시한 SK브로드밴드의 기술중립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20만 1302명으로 SK브로드밴드 케이블TV 가입자 수(281만 4584명)의 7%에 그친다. 기술중립 서비스 가입자 수가 포함된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1241만 명에서 지난해 하반기 1227만 명으로 오히려 0.37% 줄었다.

#“케이블TV 산업 붕괴 위기”
케이블TV 산업이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7월 21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김용희 선문대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케이블 SO의 전체 매출은 2조 7272억 원으로 10년 전인 2015년(3조 2459억 원)에 비해 16% 줄었다. 같은 기간 SO의 영업이익은 4052억 원에서 149억 원으로 96.3% 줄었다. 지난해엔 90개 SO 중 52개가 영업적자를 냈다.

특히 케이블TV 업계에선 정부에 내는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이 부담이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전체 SO가 낸 방발기금은 250억 원으로 SO 합산 영업이익(149억 원)보다 많았다. 방발기금은 미디어 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SO는 적자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 매출의 1.5%를 방발기금으로 부과해야 한다.
기술중립성 제도 외에도 정부가 케이블TV를 둘러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이날 김용희 교수는 “OTT는 잘나가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앞에 배치할 수 있지만, SO는 인기 없는 채널번호를 뒤로 미루거나 좀비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퇴출하기도 어렵다”며 “케이블TV는 지역 미디어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하므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줘야 한다. 재송신료 인상 동결 등의 방안을 통해 올해 케이블TV 산업 긴급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한다. 적자를 보는 SO는 방발기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할 필요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