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에서 2만 3990원 와인이 트레이더스에선 3만 4980원, 이마트 측 “단종으로 인한 재고 정리일 듯, 정상가로 볼 수 없어”주장


그런 제품이 트레이더스에 첫 발을 내디뎠다.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던 제품을 트레이더스에서도 살 수 있게 된 건 트레이더스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가격이 상이했다. 같은 빈티지(생산연도), 같은 제품임에도 코스트코에서는 2만 3990원, 트레이더스에서는 3만 4980원으로 만 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 와인을 생산하는 투핸즈 와이너리는 호주에 위치해 있다. 신세계엘엔비 홈페이지에는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남반구 최고의 와인메이커’라고 인정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라인업으로는 찰리스 가든, 해리엇스 가든, 벨라스 가든 등 가든 시리즈가 있고 엔젤스 쉐어, 섹시 비스트, 투핸즈 홉스 앤 드림스(Two Hands Hopes and Dreams) 등의 픽쳐 시리즈가 있다. 투핸즈는 포도 품종 중 하나인 시라즈를 잘 쓰는 걸로 유명한데 홉스 앤 드림스의 경우는 시라즈 품종과 카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블렌딩한 와인이다.

그래서 창고형 대형마트 이용자들은 신세계엘앤비 제품을 트레이더스에서 더 비싸게 파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모회사가 계열사 매출을 위해 더 비싸게 와인을 매입하는 게 아니냐는 것.
이에 신세계엘앤비 측은 “그럴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판매자 측에서 정한다”라고 했다. 코스트코 가격(2만 3990원)은 코스트코에서 트레이더스 가격(3만 4980원)은 트레이더스에서 정한다는 뜻이다.
모회사인 이마트에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신세계엘앤비 측은 “오히려 관계사라고 싸게 주면, 내부거래에 해당한다. 그렇게 줄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에서 단종 수순에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행사를 하려면 정상가로 판매한 기간이 2주 정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상가와 할인가를 표기할 수 있다”라며 “단종 수순에 들어간 코스트코에서 재고를 털기 위해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9월 하순이 돼도 트레이더스에서 해당 와인의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행사나, 할인 없이 처음 가격과 동일했고 코스트코와의 가격 차이는 1만 원이 넘게 유지됐다.
게다가 재고 털기라는 주장이 무색하게 9월 하순에도 코스트코 매대에는 해당 와인이 꽉 들어차 있었다. 코스트코 매장 측은 “가격은 (코스트코)본사에서 정한다. 지난 5월부터 이 가격에 팔았다. 단종 수순인건 모르고 있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우리 매장에만 아직 6~7케이스(1케이스=12병) 정도 남아있다”고 했다.
사실 중요한 건 정상가와 행사가 차이, 재고 소진 여부가 아니다. 고객의 인식이다. 3만 원대 와인 하나만 봐도 코스트코가 1만 원 이상 저렴하다는 것. 소비자에게 그런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트코와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트레이더스 입장에서 이런 이미지가 고착되는 건 바람직한 신호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트코 와인의 마진율과 납품 가격을 묻자 “납품 가격은 본사에서만 알고 있다. 그래서 마진율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경우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파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마진율 상한선(일반제품 14%, 자체PB 제품 15%)은 있지만 하한선은 없는 것으로 안다. 얼마든 싸게 팔 수 있다는 거다. 그게 코스트코의 장점”이라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