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자 매달 100만 원 받아, 도주할 경우 보복 폭행…대가 받고 계좌 조회해준 ‘은행 콜센터 직원’도 연루

이른바 '장집'으로 불리는 이들 조직은 101개의 대포통장을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금과 사이버도박 자금 등 1150억 상당의 불법 자금을 세탁 조직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3년 6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2년 넘게 불법 고수익 아르바이트 중개 커뮤니티 '하데스 카페'와 텔레그램 등에 "통장 명의자에게 매달 '월세'를 주겠다"는 내용의 홍보 글을 올렸다.
월세는 대포통장 대여 비용을 뜻하며, A 씨 일당은 계좌 명의자에게 매달 1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계좌 명의자가 범죄 관련 수사기관에 출석할 경우 조사 매뉴얼을 제공하고 벌금을 대납해 준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계좌 명의자가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불법 자금을 인출해 도주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가족의 계좌번호 등을 확보했다.
A 씨는 관리책과 출동팀, 상담팀, 수거팀, 모집팀 등 업무를 나누는 등 조직을 체계적으로 설계했는데, 이중 출동팀은 꾸려 돈을 인출해 도주한 계좌 명의자를 추적해 폭행 등 보복을 일삼았고, 그 장면을 촬영해 텔레그램 채널에 올려 계좌 명의자들이 달아나지 않게 관리했다.
특히 이들 조직원 중에는 은행 콜센터 직원 B 씨도 있었는데, B 씨는 지난 5월부터 A 씨의 지시를 받아 건당 30만 원을 받고 대포통장 거래 상대방의 계좌 정보를 6차례 조회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텔레그램에 "은행 직원 모집. 당사자만 조심하면 절대 걸리지 않음" 등 모집 글을 올려 B 씨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불법 자금 세탁 조직이 A 씨 일당이 사용하는 대포통장에 일부러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송금시켜 대포통장 거래가 정지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A 씨 등은 대포통장을 넘기는 대가로 계좌 1개당 300만 원, 하루 사용료 13만 원을 받아 모두 19억 원의 범죄수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6억 4000만 원 상당의 롤스로이스 등 차량을 압수하고 범죄수익 17억 5200만 원을 기소전 추징보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계좌 대여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조직과 연루돼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금전적 유혹에 빠져 계좌를 타인에게 양도·대여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