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출렁일 때 가슴도 철렁 합니까
실제로 출시 2주도 안 돼 무려 4조 원이 몰린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는 지난 10월 31일 이후 보름이 지난 11월 14일 현재 수익률 -4.92%를 기록했다.
중국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더욱 초라하다. ‘동부차이나주식’, ‘봉쥬르차이나주식’,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 등 그동안 고수익 행진을 벌이며 투자자들을 행복하게 했던 중국펀드들은 지난 한 달 -1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펀드가 ‘무조건 돈 벌어 주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몸으로 깨달은 셈이다.
그렇다면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는 ‘무서워’ 펀드에 가입하고자 하는 겁 많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가입할 펀드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이런 소심형 투자자들에게 ‘덜 먹고 덜 깨지는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 코스닥지수 같은 기준지수(벤치마크)의 수익률과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즉 인덱스펀드는 ‘시장 수익률만큼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종목 발굴이나 시장 분석 등 공격적인 운용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일반 주식형펀드와는 달리 안정적 움직임을 보인다.
인덱스펀드는 향후 한국 증시가 안정적인 장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에게 적격이다. 실제로 한국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매우 좋아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을 이탈한 자금이 적립식 펀드로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고갈 위험에 시달리고 있어 고갈까지의 기간을 늘리기 위한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도 보다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퇴직연금, 변액보험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떠밀리듯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한국 증시의 장기 상승을 예상한다면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유명 성장형 펀드를 사는 게 과연 좋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물론 2~3년 중기적으로 보면 성장형 펀드가 인덱스펀드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5년 이상, 말 그대로 중장기 투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KDI국제정책대학원 한중호 교수는 “과거 선진국의 경우 수많은 펀드 중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넘어서는 펀드는 한 해 불과 25%도 되지 않았다”면서 “10년을 연속으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로 장기투자는 인덱스펀드만 한 것이 없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인덱스펀드는 장기투자시 공격적 운용을 하는 일반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능가한다는 게 증권업계의 정설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치주 돌풍을 일으킨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은 최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1년 수익률 1위를 자랑하던 이 펀드는 최근 한 달간 6%가 넘는 손실을 보며 한때 70%가 넘었던 1년 수익률도 50%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최근 자산이 많은 가치주가 보합을 보이거나 오히려 하락한 반면 조선업과 태양광 등 미래 전망이 밝은 성장주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연초 명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명품펀드,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물펀드 등 인프라와 소비재, 환경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테마 펀드들이 쏟아지며 투자자들을 유혹했지만 수익률은 기대이하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일부 펀드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리자산운용 인덱스운용본부장 한진규 상무는 “일반 주식형펀드는 운용 성과에 따라 시장에서 살아남거나 사라질 확률 즉 생존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인덱스펀드는 또 수수료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를 좇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종목 발굴을 위한 수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것이다. 현재 인덱스펀드의 수수료는 1.5~2% 수준이다. 이는 2.5% 수준인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저렴하다.
최근 인기 펀드의 경우 3%를 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비하면 수수료가 절반 수준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의 수수료는 상품별로 모두 3%를 넘고 최고 비싼 것은 3.49%에 달한다. 수수료는 장기 투자할 경우 복리효과로 인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투신운용 시스템운용본부 안태호 팀장은 “장기간 펀드에 투자할 경우 일반인이 시장 등락에 따라 운용을 잘하는 펀드를 찾아 적절하게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인덱스펀드는 투자자들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수익률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 courag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