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최초 ‘외로움돌봄국’ 신설…관계 회복의 복지 추진

이러한 '사회적 외로움'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시는 전담 조직인 '외로움돌봄국'을 지난 9일 전격 출범시켰다. 그동안 노인, 청년, 1인 가구, 자살 예방 등으로 흩어져 있던 정책을 하나로 통합해, 예방부터 발굴·연결·돌봄까지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나누어 협력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따뜻하게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외로움에 대응하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것이다. 사후 대응이나 대상별 단편적 지원에서 벗어나, 관계가 끊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즉, 복지의 방향을 '물질적 지원'에서 '관계의 회복'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사례인 '24시간 외로움 상담콜'은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상담 중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지역 복지 자원으로 즉시 연결된다. 누구든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즉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공간의 개념도 혁신했다. 폐파출소를 활용한 '마음지구대'는 딱딱한 복지시설의 외형을 벗고 카페처럼 아늑하게 꾸몄다. 이곳은 상담을 받기 위해 굳이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편하게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되고 관계가 형성되도록 기획된 공간이다.
청년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아이 링크 컴퍼니(I-Link Company)'도 맥을 같이 한다. 가상회사를 통해 출퇴근과 과제 수행, 소통을 경험하도록 설계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취업 지원을 넘어, 사회에 다시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회복하는 데 목표를 둔다.
지역 상점과 연계한 '가치가게'와 이웃과 마주치는 '마음라면'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 활동이 단절된 이들이 소규모 과제나 일상 훈련에 참여해 포인트를 받고, 이를 지역 음식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가치가게'는 참여자를 단순 수혜자가 아닌 지역 경제의 주체로 세운다. 또한, 누구나 들러 스스로 라면을 조리해 먹으며 머물 수 있는 '마음라면' 공간은 지역 거점을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으로 변모시킨다.
사후 약방문식 지원을 넘어 관계의 단절을 선제적으로 막으려는 인천시의 실험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고립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창식 경인본부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