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지정, 119가 아닌 국립중앙의료원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직접 하도록

정부는 병원의 진료 거부로 발생하는 이송 지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광역상황실이 의료자원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직접 배정하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운영안의 윤곽에 따르면 시범사업은 KTAS(한국형 응급환자 분류체계) 5개 등급 가운데 1·2등급에 해당하는 중증 환자를 우선 대상으로 한다. 심정지·뇌출혈 등 높은 등급의 중증 환자의 경우 119구급대가 아닌 국립중앙의료원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수용 병원을 지정하게 하는 것이다.
경증 환자는 기존처럼 119구급대가 이송을 맡되, 병원이 사전에 공개한 진료 가능 분야를 기준으로 병원을 선정할 예정이다. 병원이 미리 밝힌 수용 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환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병원의 수용 거부로 인한 환자 이송 지연 등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줄이고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병원의 진료 역량에 맞춰 환자를 분산 배치함으로써 의료 자원 활용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시범사업은 이달 말부터 5월까지 3개월간 광주·전남·전북에서 먼저 시행된 뒤, 평가를 거쳐 전국으로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한편 의료계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중증과 경증 사이에 있는 KTAS 3등급 환자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만약 환자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중증도 분류나 이송 결정과정은 배제된 채 최종적으로 진료를 본 응급실 의사에게만 민·형사상 책임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범사업 운영안에 의료진을 보호하는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 호남권 의사단체 관계자는 “운영안에 의료계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확인해볼 것”이라며 “현장 의료진들도 세부 내용을 본 뒤 판단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