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연기도 ‘활짝’… “결혼은 나의 힘!” ^^*
▲ <베를린>의 한 장면. 결혼이라는 개인적인 변화가 하정우의 아내 련정희를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결혼 덕분이죠.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해 성숙한 것 같아요. 분명히. 사회적으로도 여자로도 마치 다음 단계로 넘어간 기분이거든요. 자신감도 생겼어요. 개인적인 변화죠.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된 상태이니까요.” 전지현은 지난해 4월 동갑내기 회사원 최 아무개 씨와 결혼했다. 최 씨는 유명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씨의 외손자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 사이인 둘은 진지하게 교제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의 결실을 맺었다. 성대하게 열린 결혼식에서 전지현은 그동안 그 어떤 영화와 광고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환한 미소를 띠었다.
요리하고 집안일을 챙기는 평범한 신혼부부의 일상은 전지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바쁜 일정으로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하는 안타까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하는 요리 실력은 아니다’는 자신감, ‘하다 보니 요리 실력이 는다’는 안도감을, 전지현도 갖고 있다.
신혼의 부부가 그렇듯 전지현에게도 둘만이 시간은 소중하다. 전지현은 “남편과 둘이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려고 노력해요”라며 새내기 주부로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관도 꺼냈다.
“2세 생각도 해야죠. 현실적으로요. 그런데 2세가 생기고 나면 죽을 때까지 우리 둘만의 시간은 없는 거잖아요. 그 생각을 하면 지금,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요. 젊을 때 둘만의 시간은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들죠. 매일매일 둘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하려고 해요.”
극장 데이트도 즐긴다. “잠이 많아서(웃음) 심야영화는 잘 보지 못 해요”라는 전지현은 “남편과 극장에 자주 가는데 일부러 (사람들 시선을 피해) 밤에 가진 않아요. 편안하게 하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전지현은 주연을 맡은 새 영화 <베를린>(감독 류승완·개봉 1월30일)이 개봉하고 나면 남편과 함께 극장을 찾아 함께 볼 생각이다.
<베를린>은 전지현이 결혼 후 처음 출연한 작품이다. 전지현은 “신혼 생활로 제일 행복하던 시간이었는데 막상 영화 촬영장에서는 심각한 상황을 연기해야 했어요”라면서도 “사실 이번 작품에서는 결혼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라고 말했다.
<베를린>은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북한 첩보전이다. 전지현은 북한의 정보요원인 하정우의 아내이자 독일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하는 통역관 련정희를 연기했다. 영화는 이념보다 인간애에 집중한다. 련정희는 배신이 거듭되는 격동 속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여자다. 전지현은 아련하고 애틋한 분위기를 더해 련정희란 인물을 완성했다. 시사회 이후 전지현의 연기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만약 결혼하지 않고 련정희를 연기했다면 잘 표현할 수 없었을 거예요. 북한에 두고 온 아이를 그리워하는 대사나, 남편(하정우 분)에게 붕대를 감아주는 장면은 온전히 저 혼자 만들어야 했어요. 끌어오르는 감정으로 연기할 수 있던 힘은 아무래도 결혼으로 얻은 자신감이죠.”
전지현은 지난해 <도둑들>로 129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이다. 그동안 쌓은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도발적인 도둑을 연기한 전지현은 한동안 해외활동에 주력하느라 활약이 주춤했던 영화계에서 다시 주목받으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베를린>은 <도둑들> 성공 직후 내놓은 영화다. 전지현은 오히려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도둑들>이 개봉하기 전 이미 <베를린>을 촬영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부담보다 영화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부담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거죠(웃음).”
<베를린>에서 남편으로 만난 하정우로부터 자극도 받았다. 하정우는 ‘충무로 대세’로 통하는 배우. 전지현은 하정우를 ‘최고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하정우의 이야기가 나오자 말의 속도까지 빨라졌다.
▲ <베를린> VIP 시사회 레드카펫 행사에서 하정우와 나란히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제작발표회에 함께 참석한 류승완 감독과 출연배우 하정우 류승범. |
하정우 이야기에 열중하던 전지현은 탁자에 얼굴이 닿을 듯 숙이더니 갑자기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하정우와 영화 촬영 중 겪은 에피소드가 생각난 까닭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굉장히 비장해요. 갈대밭에서 쓰러지듯 서로를 안고 가는 장면이죠. 그 심각한 장면이 끝나자마자 하정우 씨가 ‘바밤바 달라’면서 스태프 쪽으로 막 달려가는 거예요. 하하! ‘컷’ 소리가 나기가 무섭게. 다들 격한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죠.”
<도둑들>에 이어 제작비 100억 원이 든 블록버스터 <베를린>에 참여한 전지현의 최근 행보를 되짚으면서 ‘작품 욕심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전지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욕심은 항상 있었죠!”라고 받아쳤다.
“<도둑들>의 흥행이 앞으로 선택할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예요. 개인적으론 <베를린>이 <도둑들>처럼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그러면서 전지현은 “나만 나이 드는 게 아니라 나를 기억하고 보는 관객들도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저는 정체되어 있을 수 없어요. 달라지는 배역, 모습을 보여줘야 하죠. 관객에게 나의 모습을 점차 익숙하게 만드는 게 지금 제가 가진 목표에요.”
전지현이 현실을 바로 보면서 나아 가야할 방향까지 정확히 짚어내는 여배우로 성장하고, 성숙한 건 역시 결혼의 힘이다.
“결혼하고 나서 매일, 매순간 현실과 마주쳐야 할 때가 있죠. 나와 (남편이) 맞지 않는 점들을 발견할 때도 있고요. 결혼은 운인 것도 같아요(웃음). 그래도 주위에 결혼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꼭 결혼하라고 해요. 좋아하는 사람과 가장 좋을 때 결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근육질 몸매
알을 품은 종아리 ‘깜놀’
전지현은 ‘와이어의 여신’으로도 불린다. 여배우들 대부분이 부담스러워 하는 와이어액션을 가장 완벽하게 소화하기에 붙은 별명이다. 전지현은 몸에 와이어를 매달고 고층에서 뛰어내리고 매달리는 연기도 자주 소화했다. <도둑들>에 이어 <베를린>에서도 수준급 와이어 액션을 펼쳤다. 이런 전지현을 두고 류승완 감독은 “와이어 실력자”라고 평가했다.전지현을 바라보는 관객들은 두 번 놀란다. 스크린에서 펼치는 와이어 액션을 보고 한 번, 근육질 각선미를 보고 또 한 번 놀란다. 전지현은 <베를린> 개봉을 앞두고 참여한 시사회와 레드카펫 행사 등에서 다리 근육이 도드라진 모습으로 팬들의 눈에 띄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근육 없이 매끈한 다리를 드러낸 다른 여자 스타들과 대조적인 전지현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전지현은 “근육이 다리에만 있는 게 아니라 팔이나 다른 부분에도 많아요”라며 웃었다. “운동을 워낙 좋아하고 운동을 멈출 수 없는 탓”이라고도 했다. 전지현은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를 위해 ‘억지로’ 운동을 하는 여느 여배우들과 다르다. 전지현은 운동을 즐기는 마니아로 유명하다.
와이어 액션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이유도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과 순발력을 키운 덕분. 전지현은 촬영이 많은 요즘에도 매일 피트니스를 빼놓지 않는다. 골프 실력 또한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알을 품은 종아리 ‘깜놀’
▲ 연합뉴스 |
전지현은 “근육이 다리에만 있는 게 아니라 팔이나 다른 부분에도 많아요”라며 웃었다. “운동을 워낙 좋아하고 운동을 멈출 수 없는 탓”이라고도 했다. 전지현은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를 위해 ‘억지로’ 운동을 하는 여느 여배우들과 다르다. 전지현은 운동을 즐기는 마니아로 유명하다.
와이어 액션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이유도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과 순발력을 키운 덕분. 전지현은 촬영이 많은 요즘에도 매일 피트니스를 빼놓지 않는다. 골프 실력 또한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캐릭터 대비
‘거친 입’ 예니콜과 극과 극
극과 극이다. 전지현이 지난해 출연한 <도둑들>과 개봉을 앞둔 <베를린>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흑’과 ‘백’처럼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 <도둑들>의 예니콜은 “어마어마한 X년”이라는 거친 대사까지 쏟아내며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낸 섹시한 여자였다면 <베를린> 속 북한 여성 련정희는 격한 감정을 감추고 무표정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전지현은 “불쌍하고 안쓰러운 사람”이라고 련정희를 설명했다. 당초 <베를린> 시나리오에서는 련정희의 분량은 상징성으로만 채워진 조연에 불과했다. 류승완 감독 역시 련정희를 톱스타에게 맡길 생각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전지현은 우연히 받아 본 시나리오 속 련정희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전지현이 참여를 결정하자 류승완 감독은 시나리오를 다듬어 련정희를 꽃피웠다. <도둑들>도 비슷한 진행 방식이었다. 최동훈 감독은 전지현이 예니콜 역을 탐내자, 분량을 늘리고 이야기를 새로 다듬었다.
“류승완 감독님은 처음에 ‘여자 역할을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어요. 제가 출연의 뜻을 밝히면서 함께 상의하며 련정희를 만들었죠. 그런 이유에서, 어쩌면 류승완 감독님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았던 배우는 저인 것도 같아요.”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거친 입’ 예니콜과 극과 극
▲ <도둑들>의 한 장면. <도둑들>의 흥행이 앞으로의 작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전지현은 “불쌍하고 안쓰러운 사람”이라고 련정희를 설명했다. 당초 <베를린> 시나리오에서는 련정희의 분량은 상징성으로만 채워진 조연에 불과했다. 류승완 감독 역시 련정희를 톱스타에게 맡길 생각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전지현은 우연히 받아 본 시나리오 속 련정희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전지현이 참여를 결정하자 류승완 감독은 시나리오를 다듬어 련정희를 꽃피웠다. <도둑들>도 비슷한 진행 방식이었다. 최동훈 감독은 전지현이 예니콜 역을 탐내자, 분량을 늘리고 이야기를 새로 다듬었다.
“류승완 감독님은 처음에 ‘여자 역할을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어요. 제가 출연의 뜻을 밝히면서 함께 상의하며 련정희를 만들었죠. 그런 이유에서, 어쩌면 류승완 감독님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았던 배우는 저인 것도 같아요.”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