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한화그룹이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결정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한화그룹은 비정규직 직원 총 2043명을 오는 3월 1일자로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그룹 계열사 직원의 비정규직 숫자는 5000여 명(17%)에서 3000여 명(10.4%)으로 크게 줄어들게 됐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직원들은 복리후생, 정년 보장, 승진 기회 보장 등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한화는 이번 조치에 그치지 않고 상시·지속성을 띤 업무에는 계약직 채용 관행을 없애고 정규직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더불어 이번에 정규직 전환되는 동일한 업무에 대해선 앞으로도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고용 문제 해소를 위해 전향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화는 지난해 고졸 채용비율을 전년대비 200% 이상 확대하고, 고교인턴제도를 이용해 2014년 졸업예정자를 2012년에 미리 선발하는 과감한 채용방식을 도입하는 등 고졸사원 채용에도 앞장서 왔다.
특히 기존 대졸신입사원 채용에 준하는 공채방식을 도입해 학력, 성별, 지역에 관계없이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을 실시했다. 또한 다문화가정 및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를 우대하는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인사정책을 펼쳤다. 이런 노력으로 한화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12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 중 '정규직 전환' 방침을 결정한 곳은 한화가 두 번째다. 지난 2011년 말 CJ그룹은 대기업 중 처음으로 계약직 600여 명을 차례로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한화그룹의 대규모 정규직 전환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기업 비정규직 전환 문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차와 국정조사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쌍용차 경영진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연 2000명이 넘는 한화의 대규모 정규직 전환이 '그들 만의 잔치'로 끝날지 아니면 대기업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지 노동계는 물론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