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 본격화 시 가격 괴리 축소 기대…레버리지 ETF·반도체주 쏠림은 변동성 장기화 변수
다만 미국의 ADR 기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국내 증시의 반도체주 쏠림, SK하이닉스의 높은 코스피 지수 비중 요인 등이 지속적으로 양 시장의 주가 급등락을 키울 경우 가격 괴리가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에는 미국 ADR이 급등한 뒤 다음 날 국내 본주가 상승했다. 경제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영국 투자은행)의 사이먼 콜스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SK하이닉스 ADR의 목표주가를 330달러로 제시했다. 전날 대비 약 116% 높은 가격 전망이 나오면서 ADR이 27.29% 상승한 193.92달러로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5일 전날보다 8.83% 상승하면서 208만 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변동성이 상장 초기 가격 발견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계 글로벌 투자정보·리서치업체 모닝스타는 거래 이력이 짧아 국내 본주 대비 적정 가격을 판단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SK하이닉스 ADR의 불확실성 등급을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ADR 프리미엄은 2020년 이후 10~30% 수준에서 형성됐으며, 프리미엄이 25%를 넘어서면 양쪽 시장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만 본주를 순매수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은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TSMC 사례처럼 ADR 프리미엄이 일정 수준 이상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본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면서 양국 시장이 적정 프리미엄을 찾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가격 괴리가 지나치게 확대되면 양국 시장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본주를 매수할 유인이 커진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 범위의 적정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양국 주가가 균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반도체주 쏠림과 코스피 지수 내 높은 비중,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거래가 본주의 변동성을 키우고, 미국에서는 ADR 기반 레버리지 상품이 ADR의 급등락을 확대할 경우 양 시장의 가격 괴리 수렴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관련 기사 서학개미 국내로 돌리려다…단일종목 ETF, 왜 ‘삼전닉스’ 변동성 논란 키웠나). 우리 정부가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부작용 해소를 위해 기본예탁금 인상, 신규 상장 잠정 중단 등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실제적인 주가 변동성 완화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리밸런싱과 SK하이닉스의 높은 지수 비중이 기업가치와 무관한 주가 급등락을 키우고 있다”며 “변동성이 커질수록 본주와 ADR의 가격 차이를 좁히는 재정거래가 위축돼 프리미엄이 안정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수급 안정과 함께 가격 차이가 수렴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어 추격 매수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